최근 허가 취소, 계약 철회, 임상 중단, 상장 폐지 등 악재로 제약·바이오 시장이 위축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제조업·정보통신 분야 업체들이 오히려 해당 분야에 진입하고 있다.

사업 목적 변경·지분 인수 등의 형태를 통해 바이오헬스나 신약개발 분야로 사업을 확장, 미래 경쟁력 강화에 나서기 위함이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아이엠텍, 세미콘라이트, 퓨전데이타 등 업체들은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바이오의약품 개발·제조를 사업목적에 추가하고 있다.

세라믹 기판, 모바일 안테나 등을 생산하는 종합부품회사 아이엠텍은 최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바이오헬스 분야와 관련된 신규사업을 추가, 기존 사업목적을 정리한 정관일부 변경안을 원안대로 승인했다.

이번에 추가된 사업목적은 △조직공학을 이용한 인간장기 개발업 △생물학적 제제의 개발·제조·판매·도소매 △세포치료제의 개발·제조·판매·도소매 △의료기기의 개발·도소매 △동물의약품 및 동물의료기기의 제조·개발·판매·도소매 △생체재료의 개발·제조·판매·도소매 △생체재료를 이용한 인공지지체의 개발·제조·판매·도소매 △3D프린터의 개발·제조·판매·도소매 등이다.

발광다이오드(LED) 전문기업 세미콘라이트는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의약품 제조 및 판매업과 신약, 유전자 치료제 및 의약품의 개발·투자업, 임상시험, 분석, 통계, 자문, 대행서비스업 등 바이오관련 사업목적을 추가했다.

세미콘라이트는 본격적으로 신약개발 분야에 시동을 걸고 있는 업체다. 당뇨환자를 위한 당뇨합병증 보조치료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바이오트리의 지분 약 16%를 25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회사 측 관계자는 "아직까지 당뇨병 완치제가 없는 블루오션 시장에 당뇨병합병증 치료제로써 강점이 있기 때문에 투자를 결정하게 됐다"며 "바이오트리의 성공적인 임상 2A상은 기존 약제들과는 다른 천연물 계통의 신약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신약 개발이 국내외적으로 가치가 부각되고 있는 만큼, 개발을 성공적으로 완료해 국내 당뇨합병증 치료제 시장의 수준을 더욱 끌어올리겠다"고 전했다.

가상화·클라우드 기술 전문기업인 퓨전데이타도 본격 바이오 사업 진행을 앞두고 있다.

회사 측은 오는 30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의약품 제조 및 판매업 △신약·유전자 치로제 및 각종 생물 및 화학 의약품의 개발 △임상시험·분석·통계·자문 및 대행서비스업 △인체·동물·연구용 및 생명공학 관련 시약·기기·원료의 제조 및 판매업 등의 사업목적을 추가한 정관 일부 변경안 등을 처리할 예정이다.

특히 퓨전데이타는 최근 바이오트리와 독점물품공급 및 공동사업에 관한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번 계약을 통해 회사는 바이오트리의 기술로 개발한 건강기능식품 반제품·완제품을 독점 공급받게 된다.

이달 중 건강보조식품 브랜드 '건강남녀'를 신규 론칭할 예정인 퓨전데이타는 건강남녀를 통해 당뇨합병증에 탁월한 효능을 가진 건강기능식품을 독점 판매할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건강남녀’의 신규 런칭을 앞둔 데 이어 바이오트리와 공동사업을 진행하게 되면서 건강기능식품 및 바이오 사업을 본격화할 수 있게 됐다"며 "지속 마케팅 및 판매망 확대를 통해 수익성을 극대화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선박엔진 및 발전설비 전문업체인 대창솔루션은 종속회사를 통해 항암치료제 시장을 두드리고 있다.

메딕바이오엔케이는 동남권원자력의학원과 기술실시계약을 이끌어내며 자연살상세포(NK세포)를 이용한 항암치료제 시장에 진출했다. 이번 계약을 통해 메딕바이오엔케이는 동남권원자력의학원의 특허를 활용한 ‘자연살상세포를 이용한 항암 면역 세포치료제’의 실시권을 따냈다.

이후 양 기관은 췌장암 치료제 개발에 긴밀하게 협조, 전초 단계인 면역력 측정 기술에 관한 임상시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현재 동남권원자력의학원은 췌장암 치료 기술에 관한 전임상시험의 마지막 단계인 분포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조만간 식약처에 임상시험 허가 신청을 완료할 예정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상장사들이 새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바이오 사업과 관련한 구체적 계획을 내며 잇따라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면서도 "장기적 투자가 필요한 분야이기 때문에 기존에 영위하던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 유무도 살펴 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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