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전격 인하하면서 시중 은행들의 여·수신금리도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셔터스톡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전격 인하하면서 시중 은행들의 여·수신금리도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은행 상품 금리도 제로(0%대)금리 시대를 앞두고 있다.

은행간 '눈치보기'로 수신금리가 바로 내려가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이 나오지만, 떨어지는 시중금리에 대출금리 또한 하락할 예정이어서 예대마진 확보를 위한 금리 조정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다.

18일 은행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은행들은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결정에 따라 수신금리 조정 검토에 들어갔다. 은행은 한은의 기준금리를 바탕으로 예대율과 경영전략, 금융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수신금리를 결정한다.

앞서 지난 16일 한은이 임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내린 0.75%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들도 예대마진 방어를 위해 조만간 줄줄이 수신상품 금리를 내릴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기준금리가 내려가면 금융채와 연동된 고정금리 대출 금리도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미 시중은행들은 지난해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영향을 반영해, 올해 초 예·적금 상품의 금리를 속속 내렸다. 우리은행은 이달 초 'WON 예금'의 금리를 가입기간에 따라 연 0.5~0.87%에서 0.5~0.77%로 조정했으며, 하나은행도 'N플러스 정기예금' 금리(6개월 이상)를 연 1.35%에서 1.10%로 내렸다.

KB국민은행은 지난 6일부터 KB국민UP정기예금의 금리를 1.1~1.3%에서 0.85~1.1%로 낮췄다. 신한은행도 지난 10일 신한S드림정기예금의 금리를 1년 만기 기준 1.35%에서 1.10%으로 내렸다.

시중은행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폭을 일괄적으로 1년 만기 정기예금상품에 적용한다면 모두 0%대 금리로 하락하게 된다. 1년 짜리 정기예금에 1000만원을 맡기면 10만원도 채 쥐지 못하는 셈이다.

다만, 수신금리가 바로 내려가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시장금리와 바로 연동되는 대출금리와 다르게 수신금리는 한은 기준금리가 조정됐다고 바로 바뀌지는 않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해 10월 한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렸지만, 은행들의 수신금리 조정은 2개월이 지난 이후부터 진행됐었다. 가장먼저 NH농협은행이 지난해 12월 수신금리를 인하했고, 나머지 은행들은 기준금리 인하 시점보다 4개월이 지난, 올해 2월에 조정을 결정했다.

이번 기준금리 인하에 은행들이 곧바로 수신금리 조정에 나서지 않을 것이란 예상도 여기서 나온다. 예·적금 상품의 금리를 내린 지 한 달 밖에 지나지 않은 터라 또다시 수신금리를 조정하는 것도 부담이 된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은행들이 상품 금리 조정에 부담을 느끼지만, 조만간 추가 인하에 나설 것이란 예상이 우세한 상황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난달 시중은행들이 상품금리를 뒤늦게 낮춘 이후 한 달 만에 기준금리 인하라서 부담스러운 부분이 있지만, 예상보다 큰 폭의 인하다 보니 은행들도 (금리를)낮추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준금리 인하로 대출금리까지 하락할 전망이라 은행 수익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이자수익에도 타격이 예상되고 있는 것도 상품금리 조정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예대마진 하락은 은행 수익성 저하로 연결되는데, 이런 현상은 꾸준히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한은에 따르면 은행 예대금리차는 지난 2017년말 1.81% 포인트에서 2018년 말 1.67% 포인트, 지난해 말 1.62% 포인트로 매년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제로금리 시대에 들어서면서 이러한 감소 추세는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의 순이자마진이 지속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예대금리차도 감소세가 확대되는 만큼 추가 조정에 부담이 되더라도 수익방어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아직 인하 시기와 규모를 결정하지 않았지만, 기준금리가 큰 폭으로 떨어진 만큼 시장금리 등을 감안해 조만간 상품금리를 낮춰 잡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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