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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 선물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상장지수증권(ETN)들이 하루가 멀다하고 거래정지와 재개를 반복하고 있다. 한국거래소가 투자 주의를 경고하는데도 원유 ETN의 괴리율은 완화되지 않고 있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 신한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H),QV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H) 등이 이날 거래가 정지됐다. 이들 ETN은 지난 16일 거래가 정지됐다가 다음날인 17일 해제됐지만 괴리율이 커져 이날 다시 정지됐다.

국제유가가 급락하면서 지난달 부터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ETN의 괴리율이 비정상적으로 확대됐다. 괴리율은 상품의 시장가격과 기초자산 가격과의 차이를 나타내는 비율이다.

괴리율이 양수인 경우에는 시장가격이 ETN의 본질적 가치인 지표가치보다 고평가된 것을 의미한다. 이날 거래가 정지된 삼성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은 괴리율이 지난 17일 77.68%에 달했다. 이는 해당 ETN의 본질 가치 보다 ETN 가격이 77.68% 높다는 뜻이다. 시장가격이 지표가치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77.68%의 투자 손실 발생할 수 있다.

코로나19로 원유 수요가 급감한데다 사우디, 러시아 간 가격 전쟁까지 겹치면서 국제유가는 연초 대비 절반 이하로 급락했다. 지난 18일 WTI유는 전일 대비 배럴당 1.60달러 하락한 18.2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사상 최저 수준으로 유가가 하락하자 향후 유가 반등을 기대하고 원유 ETN에 투자 수요가 몰렸다. 상장된 원유 ETF·ETN 종류가 많지만 시가총액이나 거래 유동성이 풍부한 상품은 한정돼 있다.

삼성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의 경우 4월 거래량이 6812만9600주로 올해 1월 대비 1000배 급등했다. 유동성 공급자(LP)가 ETN 보유 수량을 소진하자 괴리율이 확대됐다.

한국거래소는 괴리율이 큰 ETN에 대해 매매 방법을 접속매매에서 단일가 매매로 전환하는 조치를 내렸다.

정규시장 종료될 때 실시간 지표가치를 기준으로 산출한 괴리율이 30% 초과하고 LP 보유 비중이 20% 미만이거나 LP 호가 제출이 원활하지 않으면 단일가 매매 대상으로 지정된다. 이후 3거래일 연속으로 괴리율이 15% 미만이거나 추가 발행 등을 통해 LP 보유비중이 20% 이상이면 단일가매매 에서 해제된다.

괴리율이 5거래일 연속 30%를 초과하는 종목은 다음 매매 거래일에 1일간 거래가 정지된다. 1일 거래정지 후 재개일에도 30% 이내로 괴리율이 안정화되지 않을 경우 괴리율 정상화가 가능하다고 판단하는 날까지 매매거래정지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단일가 매매 체결, 매매거래 정지 등 거래소가 시장에 원유 ETN 괴리율에 대한 조치를 내리고 투자 위험성에 대해 경고했지만 원유 가격이 계속 하락하자 수요는 계속 몰리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가 국내에서 진정세에 접어들었지만 세계 상황은 지켜봐야해서 국제유가도 언제 정상화 될지 미지수"라며 "국제유가가 안정돼야 ETN 투자 수요도 진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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