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나생명, KB생명, 신한생명, 오렌지라이프 CI ⓒ각 사 제공

은행계 생명보험사들은 올 1분기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주식과 채권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자산운용수익률을 끌어내렸기 때문이다. 이 중 하나생명만이 유일하게 깜짝 실적을 발표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저성장·저금리로 가뜩이나 어려움을 겪던 생보사들이 올해 코로나19 이슈까지 더해지며 실망스런 1분기 성적표를 받았다.

KB생명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59억원으로 전년 동기 91억원에 비해 32억원(35.2%) 급감했다. 같은 기간 신한금융지주 생명보험 자회사인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당기순이익도 30% 가까이 감소했다.

신한생명은 1분기 397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대비(539억원) 26.3% 줄었고, 오렌지라이프는 1분기 당기순이익이 595억원으로 전년(804억원)보다 26.0% 떨어졌다.

이들 생보사들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주식과 채권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자산운용이익률이 하락하면서 순익이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신한생명 경우 투자영업이익은 증가했으나 보장성보험 판매 확대로 사업비 지출이 늘면서 당기순이익이 감소했다.

반면 하나생명은 은행계 생보사 중 유일하게 실적이 개선됐다. 하나생명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19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71.4%나 급증했다. 하나생명 순익 급증은 특별배당수익으로 인한 일회성 요인이 컸다.

다만 수익증권 환매로 인한 특별배당수익을 제외하더라도 작년대비 비슷한 수준(70억원 가량)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선방했다.

하나생명 관계자는 "안정적인 자산운용을 위해 하나은행과 연계한 부동산펀드 등 대체투자를 펼쳐왔고 이 부분에서 성과가 난 점이 이번 실적 개선에 가장 큰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여파와 저금리 기조에도 불구하고 대체투자 수익률이 개선되면서 기타영업이익 적자폭이 크게 줄어든 것이다. 은행과 시너지를 통한 안정성 위주의 자산운용 전략이 코로나19 직격탄을 피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판매채널 확대로 보장성 보험과 변액보험 상품 비중 확대해 보험 수익원을 안정화시킨 점도 일부 영향을 미쳤다.

하나생명은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및 신지급여력제도(K-ICS)을 대비해 부채로 평가되는 장기저축성보험 비중을 지속적으로 줄이는 등 체질개선에 힘써왔다.

이번 하나생명의 실적 개선으로 하나금융지주 순이익기여도도 함께 늘었다. 작년 같은 기간 하나생명 순이익은 전체의 1.3%를 차지했지만 올 1분기 2.9%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며 증시, 금리에 민감할 수 밖에 없는 생보사 실적에 악영향을 줬다"며 "하나생명은 일회성 요인이 크지만 이익을 내기 어려운 환경 속 선방했다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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