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당국이 성장과 수익에 집착하는 금융사에 결국 칼을 빼 들 전망이다. 금융사들이 부실한 자산에 투자한 상품을 주요 배경으로 보아서다. 이는 불완전 판매의 요소이기도 했다. 이에 따라서 금융사의 대내외적 성과 경쟁과 보상 유인의 방향성을 돌려 세우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여전히 진행형인 라임자산운용 사태와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의 교운히기도 하다. 금융당국은 DLF 사태가 반복되지 않기 위해서는 금융사 영업 부문과 리스크 관리 간의 무너진 균형 관계 먼저 복원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아울러 당국은 금융사 유인 시스템인 성과보상 체계가 타당한지 집중적으로 살펴볼 계획이다.
8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올해 증권사·자산운용사를 중점적으로 점검할 방침이라고 최근 결정했다. 금감원이 수립한 ‘2020년 금융투자회사 중점검사사항 사전예고’에 따르면 우선 증권사에 대해서는 유동성 관리 등 리스크 관리 실태와 영업 실태를 점검한다.
사모펀드·파생결합증권(DLS) 등 해외 부동산 관련 상품의 리스크 관리와 함께 상품 재매각 절차 전체를 밀착 감시할 방침이다. 또 사모펀드·주가연계증권(ELS)·DLS 등 고위험 금융 투자 상품의 제조·판매·사후관리 과정의 불건전 영업행위 여부도 살펴볼 계획이다
자산운용사에 대해서는 ▲리스크관리 취약 전문사모운용회사의 펀드 운용실태 적정성 ▲전문사모운용회사에 대한 내부통제 점검 강화를 들여다본다.
무엇보다 금감원은 직원들의 업무 의사결정과 관리자의 경영 판단에 핵심적 영향을 준 성과체제의 적합성을 중심으로 회사를 살펴볼 계획이다. 적극적인 성과주의 체계만큼 소비자보호(투자자 알권리 확보)와 완전판매에 충실했는지를 들여다보는 것이다.
예컨대 DLS 사태처럼 전문가도 이해하기 힘든 초고위험 상품인 DLS를 회사의 영업 독려 아래 공격적으로 부실 가능성이 있는 상품을 판매해왔는지, 투자경험이 없는 고령자에게도 고난도 상품을 가입시켰는지 등을 살펴보는 것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최근 은행을 비롯한 대부분의 금융업종이 고도의 성과주의로 수익에 집착해왔는데, 이는 영업 실적으로 성과를 입증하는 영업 부문이 조직 내에서 힘을 얻은 반면 리스크관리 부문은 상대적으로 힘을 잃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영업과 리스크관리 간의 균형 관계가 무너진 현재 금융당국이 나서서 균형 관계를 복원해야할 때"라고 말했다.
금감원의 검사와 감독 방침은 금융사들이 최근 몇년간 성장에 집착하면서 윤리경영을 등한시하고 대형금융을 향한 성과주의에만 매달렸다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이다.
특히 금융사들이 기업윤리와 소비자보호에 눈을 감고 '실적 우선주의'에 매달린 결과 DLS와 라임 사태가 벌어진 만큼 금감원은 성과 보상체계에 대해 간과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영업 전쟁에서 실적 좋은 직원이 영업적 윤리성도 좋다면 최고이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1등을 한다면 조금 소비자 민원을 받더라도 눈감게 되는 것과 비슷하다"면서 "문제는 성과에 대한 치하는 뚜렷이 하면서,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책임지는 사람, 사고를 예방하는 관리자는 부재하다는 점이다"라고 언급했다.
그는 "금융사들이 직원들을 막강한 보상 시스템에 가둬 놓은 결과 실체가 불분명한 부실한 자산에 투자하고, 뚜렷한 검증 없이 부실상품을 불완전 판매하는 사고가 반복되고 있다"면서 "수익과 성장의 가치만 중요한 금융권에서 금감원이 견제라는 기제를 발동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