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덕궁에서 스마트폰으로 창덕아리랑(ARirang) 앱을 켰다. 그러자 증강현실(AR)속 '해치'가 나타나 안내를 해준다. 문화재 보존 이유로 관람이 제한됐던 희정당부터 후원까지 5G 스마트폰으로 창덕궁 구석구석 생생하게 볼 수 있다.
전설 속 동물 해치가 SK텔레콤의 5G 모바일에지컴퓨팅(MEC)를 통해 AR에 나타나 600년 전 창덕궁에서 찬란했던 왕실 생활상을 실감나게 보여준다.
SK텔레콤 27일 창덕궁에서 문화재청, 구글코리아와 '창덕궁 AR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SK텔레콤은 5G MEC 위에 AR 기술로 창덕궁을 새롭게 구현했다.
정재숙 문화재청장은 "코로나19로 시작된 언택트 문화가 궁 관람, 전시, 공연 등 문화생활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며 "5G를 통해 전 세계인이 K-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관람객이 5G 스마트폰에서 앱을 실행한 후 창덕궁 금천교를 향해 비추면 섬광이 일어나면서 해치가 나타난다.
해치는 "따라오시게"라는 말과 함께 창덕궁의 금천교부터 인정전, 희정당, 후원입구까지 총 12개 코스별로 안내를 해주는데 커다란 눈망울과 들쑥날쑥한 푸르스름한 피부 표면이 움직일 때마다 들썩거려 신비감을 더해준다.
관람객 출입이 제한된 후원 입구에 도착하면 AR 속에 신비로운 문이 생기고 그 문에 발을 디디면 고즈넉한 후원 주합루 2층으로 순간 이동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또 낙선재 안마당에 들어서면 궁중무용인 '춘앵무'를 AR에서 실제처럼 관람이 가능하다. 이를 위해 AR스튜디오에서 106대의 4K 카메라로 360도, 초당 최대 60프레임으로 촬영을 해 실제처럼 자연스럽게 움직이는 고화질 입체형상을 생성했다. 특히 희정당이나 후원 내부 등 문화재 보존 이유로 출입이 통제된 구역의 내부를 고화질 360도 VR로 둘러볼 수 있다.
이 외에도 인정전 마당에 들어서면 증강현실 속 왕·왕후와 함께 AR 사진 촬영을 할 수 있다. 낙선재에서는 AR 활쏘기, 숙장문에서는 AR 연날리기 등 다채로운 AR 경험을 할 수 있다.
오는 28일부터 창덕궁에 방문하는 관람객들은 창덕아리랑 앱을 통해 궁궐 곳곳 관람이 가능한 AR 서비스를 무료로 즐길 수 있다.
SK텔레콤은 5G스마트폰이 없는 관람객을 위해 안내용 디바이스를 무료로 대여해주는 서비스도 연말까지 운영할 계획이다.
최재혁 창덕궁 관리소장은 "오는 12월까지 SK텔레콤이 '창덕아리랑' 유지 보수를 맡고 내년부터는 창덕궁 관리소에서 운영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전 세계 어디서든 창덕궁을 관람할 수 있는 '창덕아리랑 앳홈' 서비스도 다음달 출시하는 등 한국 방문이 어려운 외국인이나 장애인, 노인 등 취약계층도 앱을 통해 어디에서나 AR과 VR로 창덕궁을 관람할 수 있다.
창덕아리랑은은 SK텔레콤의 첫 번째 5G MEC 기반 B2C 서비스다. MEC는 클라우드 게임, 스마트팩토리, 자율주행 및 차량관제 등 초저지연 성능을 높이는 5G기술이다. 이번 창덕아리랑 서비스를 위한 '데이터 지름길'을 만들어 준 핵심 기술이다.
SK텔레콤은 숙장문, 낙선재, 후원입구, 인정전 뒷뜰 등 창덕궁 안 6곳에 5G 기지국 12식을 구축했다. 실제 창덕궁 관람객의 5G 스마트폰을 근처에 설치된 MEC와 즉각적으로 데이터를 주고받아 약 60% 개선된 콘텐츠 다운로드 속도를 체감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구글, 영국의 개발 제작사인 넥서스 스튜디오, 한국의 AR 개발사 시어스랩과 구글 클라우드 기반 AR 플랫폼인 'ARCore'를 통해 실감형 AR 서비스를 개발했다.

예희강 SK텔레콤 브랜드마케팅그룹장은 "'점프AR' 앱 등 자체적으로 AR 기술을 보유하고 있지만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창덕아리랑' 앱을 알리고 싶어 다양한 파트너들과 협업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구글과의 협업 이유를 밝혔다.
창덕아리랑 서비스 지원 단말기는 갤럭시S10 5G, LG V50 5G, 갤럭시 노트10+, 갤럭시S20 시리즈이며 추후 확대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앞으로 MEC를 활용한 콘텐츠를 지속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이강원 SK텔레콤 5GX 클라우드 랩스장은 "스마트 팩토리, 스마트 병원을 비롯해 금융과 공공기관의 실증사례를 준비하고 있다"며 "아마존웹서비스(AWS)와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자체 MEC를 오픈해 스타트업 생태계도 발굴할 계획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