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앙쟁의대책위원회 회의 모습 ⓒ현대차 노조

현대자동차·한국지엠·르노삼성자동차 등 완성차 업계 노사가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을 시작했다. 노조가 주장하는 교섭의 화두는 임금인상과 정년연장이다. 양측의 입장차가 커 노사간 이견을 좁힐 수 있을지 주목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29일, 한국지엠은 30일 임금및단체협약 협의를 갖는다. 르노삼성차 노조는 사측과 교섭할 단일노조를 확정하고 이르면 다음주부터 협상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현대차 노조는 29일 오후 14시 사측과 12차 교섭을 시행한다. 노조측은 지난 24일 진행한 11차 교섭에서 △정년 60→65세 연장 △기본급 9만9000원 인상 △성과급 30% 지급 △산업 전환에 따른 미래협약 등을 요구한 바 있다.

당시 노조위원장은 사측에 위 내용을 담은 안건을 제시한 후 사측의 일괄제시가 없을 경우 최악의 경우에는 파업에 들어갈 수 있다고 예고하기도 했다.

당초 현대차 노조는 "올해 교섭은 생산적으로 진행돼야 한다"며 "노사 대표가 두 달, 석 달씩 몰려다니며 소모적인 교섭을 할 이유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코로나19 사태, 자동차 반도체 부족 등 현실을 반영한 행보였다. 그러나 '정년연장'에 대한 요구를 사측이 받아들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노조는 파업이라는 초강력 카드를 꺼낸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현대차의 미래전략(2025전략)에 투입될 투자금 60조원을 모두 국내 공장과 연구소에 투자해야 한다는 주장을 꺼내는 등 사측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안건을 전면에 내세웠다.

▶ 한국지엠 부평공장ⓒ한국지엠

한국지엠 노사는 오는 30일과 수요일과 7월 1일 각각 8차·9차 협의에 나선다.

한국지엠 노조는 지난달 말 사측과 상견례를 시작하고 본격적인 임단협에 돌입한 바 있다. 안건은 성과급 지급, 투자계획 확보다.

구체적으로는 △임금 9만9000원 인상 △통상임금 150% 성과급 지급 △코로나19 경려금 400만원 요구 등이다. 부평2공장이 2022년 하반기 이후 생산할 물량을 배정해달라는 요구도 담겼다.

문제는 이 안건들은 사측 수용이 간단하지 않다는 점이다. 한국지엠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코로나19 쇼크, 차량용 반도체 부족 등의 악재로 공장가동을 멈추는 등 생산·판매 차질을 겪었다. 또한 2014년 이후 7년째 적자 경영을 이어오고 있어 노조의 요구 수용이 쉽지 않다.

또한 지난해 총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11.7% 감소했고, 반조립상태 수출(CKD) 역시 최근 7년새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실적이 여의치 않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반도체 품귀로 인해 지난달 일부공장 가동률은 50% 수준에 그쳤다"라며 "트레일블레이저 수출 반등으로 경영 정상화의 발판을 다져야 하는 만큼 노조와의 갈등 조율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 르노삼성 부산공장ⓒ르노삼성

르노삼성 노조는 28일 사측과 협상을 시작할 단일교섭노조를 확정했다. 선임된 '르노삼성 기업별노조'는 이의제기과정(5일)을 거친 후 오는 7월3일 단일노조로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기업노조는 최근까지 최대 노조가 사측과 협상을 이어 왔지만 지난 5월, 소수 노조가 사측에 재협상을 신청하면서 임단협 협상 대표노조의 지위를 상실한 바 있다.

노조 관계자는 "최근까지의 노사 대화에서 양측의 입장에는 변화가 없었다"라며 "새로 시작되는 임단협 협상에는 최근 생겨난 3노조, 4노조의 요구사항을 반영해 협상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르노삼성은 지난해 임단협을 타결하지 못한 상태다. 노조의 요구에 대해 사측은 '기본급 동결'로 맞섰고, 노조는 205시간의 노조 파업(사측 집계)으로 대응한 바 있어, 올해 교섭에도 난항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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