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신차 대박행진을 이어가면서 역대급 내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코로나19와 반도체 부족 상황속에서도 SUV 비중을 확대했고 전동화 성과도 크다.
14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현대차와 기아는 각각 38만6095대, 27만8384대의 차량을 판매했다. 양사 합산 판매량은 66만4479대이며, 완성차 5개사 총 판매량(75만3104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8.2%에 달한다.
완성차 5사와 수입차 브랜드 실적을 더한 판매량에서도 절대적인 존재감을 보인다. 상반기 판매된 수입·국산차 합산(90만861대) 중 73.8%는 현대차·기아 제품이다.
수입차 브랜드들의 잇따른 신모델 출시, 경쟁사 3사(한국지엠, 르노삼성, 쌍용차)의 공격적인 영업전략에서도 현대차·기아의 입지가 공고해진데는 신차효과가 컸다. 지난해 출시한 카니발, 투싼, G80 등 신차들이 있따라 역대급 사전예약을 기록했고, 올해 출시한 순수전기차 역시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현대차·기아 판매 선봉에는 지난해 출시한 RV모델 투싼, 카니발이 있다. 이 두 차량은 이전 모델보다 확장된 외형과 실내 거주성, 다양한 전장제품 탑재를 통해 상품성을 높였다.
기아 카니발은 지난해 상반기 대비 167% 많은 4만6294대가 판매되며 현대차·기아 모델 판매성장률 1위에 올랐다.
지난해 출시된 풀체인지 모델은 전장 5115mm, 전폭 1985mm, 전고 1740mm의 공간을 확보했다. 4열에 팝업 싱킹 시트를 적용해 트렁크 용량을 기존 261L에서 546L 확대한 것도 특징이다. 이전 모델보다 내부공간 활용성을 높이고, 파노라마디스플레이 등 고급 소재를 사용해 보다 높은 디자인 완성도를 구현했다.
현대차 투싼은 지난해 상반기 대비 116.8% 많은 2만8391대가 팔려나갔다. 카니발과 마찬가지로 넓은 실내 공간, 다양한 전장제품을 탑재한 것이 특징이다. 신형 투싼은 전장 4630㎜, 전폭 1865㎜, 전고 1665㎜, 축거(휠베이스) 2755㎜ 공간을 확보했다. 실내 공간을 결정하는 축거는 중형 SUV 싼타페 대비 10㎜ 작은 수준에 그친다.

하이브리드차, 전기차 등 전동화 부문에서의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현대차가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적용한 첫 차 ‘아이오닉5’는 혁신적인 실내공간과 효율성을 바탕으로 높은 사전 예약 대수를 기록했다. 투싼 수준의 전장임에도 대형 SUV 팰리세이드 수준의 내부 공간을 마련하면서 '공간혁신'을 이뤘다. 계약 후 수령까지 대기기간이 6개월 가까이 소요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
현대차가 이달 9일 출시한 싼타페 하이브리드는 6영업일 동안 6150대의 계약이 접수됐다. 완전신차가 아닌 연식변경·엔진 및 트림 추가 모델로는 이례적인 인기다. 디젤차량 수준의 가격에 친환경 자동차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것이 인기 요소로 꼽힌다.
올해 하반기에는 기아의 전동화 부문 성과가 기대된다. 기아의 첫 전용 전기차 EV6는 사전예약만 3만대를 넘는 등 흥행 돌풍을 기록했고, 준중형 SUV 스포티지 하이브리드도 출시가 예정돼 있다.
곧 출시될 신형 스포티지는 사전예약 첫 날에만 1만6078대가 접수되는 등 신기록을 세우는 중이다. 준중형 SUV 최초의 파노라믹 커브드 디스플레이 탑재, 기존 모델 대비 175㎜긴 전장과 85mm 큰 축간거리 등 상품성을 크게 높였다.
제네시스를 앞세운 현대차 고급화 전략도 성과를 내고 있다.
올해 상반기 제네시스 브랜드 차량은 7만2710대로 작년 동기 대비 34.4% 급증했다. 현대차 상반기 판매량(38만6059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8.8%로 반기 기준 역대 최고치다.
차종별로는 △G80 1만6950대 △GV70 1만2635대 △GV80 5922대 △G70 2485대 △G90 1834대 순으로 많았다. 대형화·고급화 추세에 맞춰 신규 SUV라인업을 늘린 것이 브랜드 성장의 발판이 됐다.
하반기에는 GV60과 G80 전동화 모델 출시를 통해 점유율을 보다 늘릴 것으로 기대된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정의선체제 구축 후 현대차의 미래차 대비는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라며 "전장제품을 늘리고, 전동화에 빠르게 대비하는 등 경쟁사보다 빠른 대처에 나서고 있기 때문에 현대차·기아의 점유율은 현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