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BN

신선식품과 음식배달 부문에서 급성장을 기록한 쿠팡의 약진이 돋보인다. 이 신사업 이용자 수가 급증하면서 전년보다 71% 높은 매출을 기록할 수 있었다. 코로나19로 비대면 거래가 늘어 이커머스 호황기가 도래하면서 쿠팡의 고공 행진이 지속되는 모습이다.

12일(한국시간) 쿠팡은 올해 2분기 매출 44억7800만달러(약 5조1811억원)를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전년 동기대비 71% 높은 매출이다. 쿠팡 분기 매출이 5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실적에서 눈 여겨봐야할 점은 쿠팡이 공을 들이고 있는 신사업 신선식품(로켓프레시) 부문과 음식배달 사업(쿠팡이츠)이 내놓은 성적표다.

쿠팡이 2018년 10월 런칭한 로켓프레시는 공산품 배송에 특화된 쿠팡이 야심차게 추진 중인 사업이다. 신선식품 부문은 쿠팡이 전문화해야할 도전과제로 인식돼 왔다. 신선식품에 특화된 SSG닷컴과 마켓컬리가 쿠팡의 로켓프레시를 주시하는 이유다.

이 신선식품 영역은 코로나19 여파로 소비자들이 온라인 장보기를 선호하면서 호조세를 그리고 있다. 올 2분기 로켓프레시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2배 이상 뛰었다.

이같은 추세라면 올해 로켓프레시 연간 매출은 20억달러(약 2조3150억원)를 뛰어넘을 것으로 관측된다. 음식배달 서비스 '쿠팡이츠'도 호실적을 기록했다. 쿠팡이츠는 전년 동기 대비 약 3배 성장했다. 서울 송파구에서 파일럿 테스트 중인 장보기 서비스 쿠팡이츠마트도 쿠팡의 배송 속도 경쟁력을 과시하고 있다.

이같은 신규 사업의 흥행 비결은 막대한 금액을 투자해 상품과 배송서비스 경쟁력을 높여서다. 쿠팡은 쿠팡이츠와 로켓프레시 서비스에 지난 2분기에만 총 1억2000만달러(약 1382억원)를 투자해 사업을 위한 인프라를 마련했다.

이같은 매출 증대는 쿠팡에 대한 고객경험이 호평 받고 있어서다. 이번 공시에 따르면 올 2분기에 쿠팡에서 물건을 한 번이라도 구입한 경험이 있는 활성고객은 1702만명으로 26% 증가했다.

이는 지난 1분기(1603만명)보다 100만명이 늘어난 규모다. 고객당 매출도 비례해 확대됐다. 고객당 매출은 지난해 2분기 194달러에서 올해 1분기 263달러로 36% 증가했다.

쿠팡에 정통한 관계자는 "과감한 사업 투자를 통해 서비스 경쟁력이 높아지면서 이용자 수가 빠르게 늘어 규모의 경제를 이뤄가고 있는 쿠팡은 배송 경쟁력을 기반으로 취급 상품과 서비스를 늘려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쿠팡은 이용자에 자사만의 쇼핑경험과 배송 및 부과 혜택을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결과적으로 더 많은 고객을 끌어들이는 요인이 됐다.

이같은 선순환 구조에 대해 쿠팡은 '플라이휠 효과(flywheel)'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쿠팡은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낮은 가격에 많은 물건을 판매함으로서 향상된 고객 경험과 고객 증가가 트래픽·판매자·상품군을 늘리는 선순환 시스템이 형성됐다"고 피력했다.

플라이휠 효과는 처음에는 추진력이 필요 하지만 한번 가속도가 붙으면 자체적으로 돌아가는 특징을 뜻한다. 이는 가격을 낮추면 고객이 모이게 되고 고객이 많아지면 물건을 팔려는 판매자가 많아지게 된다. 이로 인해 규모가 커지면 고정비용이 낮아져 비용이 절감되고 효율성이 높아져 가격을 더 낮출 수 있는 선순환 구조가 성립된다는 얘기다.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조스가 제시한 이 경영 개념은 아마존을 벤치마킹하는 쿠팡에게도 적용되고 있는 것이다.

쿠팡에 대해 경쟁 이커머스 기업은 반신반의한 의견을 보였다. 한 이커머스 기업 관계자는 "이번 매출 실적 수치에 대해 업계에선 쿠팡 파급력이 대단하다는 평가가 나온다"면서 "하지만 알리바바, 아마존도 유통보다는 클라우드 서비스로 수익 내는 구조인 점을 감안하면 쿠팡이 어떤 수익 모델을 갖출 수 있느냐에 시선이 집중 된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쿠팡이 보다 큰 시장 장악력을 가졌을 때 후속으로 쏟아질 정부 규제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지에도 눈길이 간다"고 말했다.

또다른 이커머스 관계자는 "쿠팡은 막대한 적자 행진을 감당할 수 있다는 충분한 이유와 명분을 내부에서도 공유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쿠팡은 적자기업이라는 인식이 더 뚜렷해졌다"고 지적했다.

쿠팡에 따라붙는 '적자 꼬리표'는 지속되고 있다. 2분기 영업 손실은 5억1493만 달러(약 5957억원), 순손실은 5억1860만 달러(약 6000억원)를 기록했다. 순손실에는 지난 6월 17일 발생한 덕평물류센터 화재 관련 비용 2억9500만달러(약 3413억원)가 미리 반영됐다.

저작권자 © 이비엔(EBN)뉴스센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