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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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폰이 팡팡 터지는 곳'. 11년 전인 2010년 쿠팡의 광고 카피다.
공동구매를 통한 파격적인 가격으로 상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했던 소셜커머스가 쿠팡의 시초다. 2010년 당시 위메프, 티몬과 '소셜 3사'로 통했던 쿠팡은 이제 매출 13조9318억원(2020년)을 기록하며 네이버에 이은 국내 e커머스 대표기업으로 도약했다.
◆소셜커머스→'한국의 아마존' 되다
쿠팡은 2014년 익일배송(자정 전에 주문하면 익일 오전 배송)이라는 새로운 배송 개념을 도입한 '로켓배송'으로 한단계 도약하며 e커머스 시장 선점에 본격 나섰다. 당시 e커머스 업체가 다른 택배업체를 쓰지 않고 직접 고용하는 모델은 쿠팡이 최초라고 소개하며 경쟁업체와 비교해 우월한 급여 조건과 친절도를 내세우며 차별화도 꾀했다.
2018년에는 유료멤버십 서비스인 '로켓와우클럽'을 선보이며 무료배송과 무료반품, 새벽배송, 당일배송 등을 제공해 고객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특히 쿠팡이 자체적으로 내놓은 로켓배송 등장 이후 유통업계에서는 너도나도 배송 서비스 강화에 나서며 쿠팡발 배송전쟁이 촉발됐다. 새벽배송의 선두주자로 불리는 마켓컬리는 전날 밤 11시까지 주문하면 다음날 오전 7시까지 신선식품을 배송하는 '샛별배송'으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신선식품 전문업체 헬로네이처도 물류센터를 확충하며 고객을 늘려가고 있다.
유통 대기업인 이마트 역시 2018년 '쓱배송 굿모닝'을 통해 새벽배송 경쟁에 가세했다. 이마트몰을 통해 전날 오후 6시까지 주문하면 다음날 오전 6~9시 혹은 오전 7~10시 두 가지 시간대에 상품을 받을 수 있다. 롯데마트는 온라인 주문 이후 픽킹·포장까지 30분 안에 가능한 '바로 배송' 서비스를 지난해 4월 말 중계점과 광교점에서 시작했다.
창업 초기부터 미국 증시 상장을 목표로 했던 쿠팡은 지난 3월 1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 소식을 알렸다. 이를 두고 외신들은 '한국의 아마존닷컴이 상장한다', '알리바바 그룹 이후 최대 규모의 외국기업 상장'이라며 환영하는 기사를 쏟아냈다.
김범석 쿠팡Inc 이사회 의장 역시 "쿠팡을 '한국의 아마존'"이라고 소개하며 "상장 후에도 우리는 혁신에 투자하는 것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쿠팡이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쿠팡의 매출은 119억7000만 달러(13조9318억원)로 2019년 쿠팡 매출 대비 92% 증가했고 쿠팡의 당기순손실은 4억7490만 달러로 2019년 당기순손실 대비 1억 달러 가량 축소됐다.
◆'로켓배송·물류인프라'로 우뚝

11년 만에 '한국의 아마존'이라 불릴만큼 성장한 경쟁력으로는 단연 △로켓배송 △물류 인프라를 꼽는다. 국내 e커머스 시장에 전무했던 차별화된 경쟁력이 집객에 성공하며 쿠팡의 성장에 힘을 실었다는 분석이다.
쿠팡은 한국인이 모든 세대에서 가장 많이 사용한 쇼핑 앱으로 꼽힌다. 앱 분석서비스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인 만 10세 이상 스마트폰 사용자(Android + iOS)를 표본 조사한 결과 모든 세대를 합쳐 가장 많은 사람이 사용한 쇼핑 앱은 '쿠팡'으로 한 달간 2359만명이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쿠팡은 2014년 자체 배송서비스인 '로켓배송'을 알리며 속도전을 본격화했다. 로켓배송은 자정까지 상품을 주문하면 다음날 배송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초기 기저귀 등 육아용품과 일부 생필품에 그쳤던 로켓배송의 취급상품은 2014년 5만8000여개에서 현재 4억개 이상으로 확대됐다. 소비자 입장에서 급히 온라인으로 물건을 살 때 매우 유용하다는 강점이 있다.

쿠팡은 이를 위해 물류인프라에도 막대한 자금을 투자했다. 쿠팡은 풀필먼트서비스를 최초로 도입한 아마존을 롤모델로 대규모 물류 인프라 투자, 직매입 구조로 익일배송 시스템을 구축했다. 전국 30여개 지역에서 100여개 이상의 물류센터를 운영 중이다. 올해 12개 지역(대구·충북 음성·광주 대형물류센터 등)에 총 2조원 이상을 투자해 물류센터를 건립하고 1만6000명 가량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쿠팡 측은 기대하고 있다.
쿠팡 관계자는 "전국의 초대형 물류 인프라에서 시작되는 쿠팡의 시스템은 첨단 기술로 제어되는 물류 설비와 이를 소비자에게 직접 배송하는 로켓배송, 소비자가 쉽게 상품을 고르고 결제까지 마치도록 돕는 쿠페이 기술까지 모든 것을 아우른다"고 말했다.
◆외형 커졌지만 '만성 적자'…'규모의 경제' 달성 때까진 불가피
쿠팡은 외형성장을 이뤘지만 '만성 적자' 꼬리표를 여전히 떼지 못하고 있다. 2017년 6388억원, 2018년 1조1279억원, 2019년 7205억원 등 매년 대규모 영업손실을 내고 있다.
지난해 실적이 아직 발표되기 전이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온라인 쇼핑 확산으로 매출이 늘면서 지난해 영업손실 역시 1조원대로 다시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올해도 2분기 영업적자는 5억1493만달러(한화 약 5957억원)로 전년 동기(1억205만달러)와 비교해 5배 이상 적자 규모를 키웠다.
시장점유율을 확대하는 등 규모의 경제 효과를 누리기 전까지 쿠팡은 이 같은 적자 구조를 벗기 어려울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국내 e커머스 시장에서 소위 빅3로 분류되는 네이버, 쿠팡, SSG닷컴 등 상위업체들간의 점유율 격차가 크지 않은 상황에서 규모의 경제 효과를 보기 위해선 점유율 확대가 급선무다. 지난해 국내 온라인 쇼핑시장에서 거래액 기준 네이버는 18.6%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1위에 이름을 올렸고 쿠팡이 14%로 그 뒤를 잇고 있다. 쿠팡이 최소 20% 이상을 확보해야 점유율 확대로 인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할 수 있단 얘기다.
또 점유율을 늘리기 위해선 상품의 마진을 높여야 하는데 시장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상품 가격을 올리게 되면 충성고객들의 이탈이 예상되기 때문에 이마저도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임수연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점유율을 늘리기 위해선 상품의 마진을 높이거나 쿠팡의 핵심 경쟁력인 물류 인프라에 추가적인 투자를 할 수 밖에 없다"며 "단기적으로는 점유율 확대에 힘쓰다보니 적자개선이 당분간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