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쏘렌토ⓒ기아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공장 가동이 중단되면서 신차의 출고 대란이 벌어지고 있다. 일부 인기 하이브리드 모델은 차를 계약하고 출고까지 거의 일 년을 기다려야할 판이다.

6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인기 차종은 고객이 차를 계약해 인도받기까지 반년에서 일 년 정도의 기간이 소요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차종은 트림마다 출고까지 기간이 천차만별이지만 가장 길게 소요되는 차종은 기아 쏘렌토 하이브리드 하이브리드 모델로 11개월이 걸린다. 기아 스포티지 하이브리드 모델은 9개월, K8 하이브리드는 8개월이 소요된다.

현대차의 싼타페와 투싼 하이브리드 모델도 6개월 이후에나 받을 수 있다.

현대차와 기아의 하이브리드 모델이 반년 이상 대기해야 차를 받을 수 있는 상황이지만 하이브리드 모델이 아니라고 해서 상황이 나은 것도 아니다.

인기 차종인 쏘렌토 디젤은 5개월, 스포티지 디젤도 4개월이 걸린다. 제네시스 GV70과 GV80도 출고까지 5개월 정도 소요된다.

현대차와 기아의 모든 차종이 출고까지 수 개월이 걸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신차 출고 대란은 코로나19에 따른 예상치 못했던 반도체 수급난이 직접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차량용 반도체 공장이 대거 위치해 있는 동남아시아 지역에 코로나19 델타 변이가 확산하면서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을 가중시키고 있다. 그랜저와 쏘나타를 생산하고 있는 현대차 아산공장은 9월에만 5일(9~10일, 15~17일)간 생산을 중단해 약 5000여대의 생산차질이 발생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와 기아의 9월 판매는 급전직하했다. 현대차는 글로벌 판매가 전년동월대비 22%가 감소했으며 기아는 14% 줄었다. 국내 판매는 더 심각해 현대차의 경우 34.6%, 기아는 30% 뚝 떨어졌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번 달도 반도체 부품 수급 차질과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경영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이라며 “각 권역별로 적극적인 리스크 관리 노력을 이어가는 한편 빠른 출고가 가능한 모델을 우선 생산하는 등 생산 일정 조정을 통해 공급 지연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지엠 상황도 심각하다.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를 생산하는 부평1공장은 이달 1일부터 2주간 문을 닫는다. 역시나 반도체 수급 차질 때문이다. 7000여대 정도의 생산차질이 발생될 것으로 추정된다.

인기 차종인 트레일블레이저는 보통 한달내 인도 받는 상황이지만 이달 생산차질로 출고까지 1~2개월 정도 소요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국내 완성차 업체를 포함해 글로벌 자동차 업계의 생산 감소분은 770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컨설팅 업체 앨릭스파트너스에 따르면 글로벌 자동차 업계가 올해 770만대의 생산차질로 2100억달러(약 246조7700억원)가량의 매출 손실을 입을 것으로 추정했다.

앞서 이 컨설팅 업체가 지난 5월 내놓은 전망에서는 올해 생산 감소분이 390만대, 매출 손실이 1100억달러(약 129조3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한 바 있다. 4개월이 지났을 뿐인데 생산 감소분과 매출 손실 추정이 두배 가량 불어난 것이다.

상반기에만 해도 연말에 해소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기도 했으나 하반기 들어 반도체 수급난이 더욱 심화하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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