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운 운임이 파죽지세로 치솟으면서 HMM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률이 50%를 넘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전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 애플의 영업이익률을 훌쩍 뛰어넘는 동시에 세계 1위 해운사 덴마크 머스크도 압도하는 규모다.
15일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HMM의 올해 연간 매출액은 13조2529억원, 영업이익은 6조8114억원, 영업이익률은 51.4%로 전망된다.
HMM은 3분기에도 매출액 4조164억원, 영업이익 2조2708억원으로 56.5%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바 있다.
이는 수익성을 자랑하는 세계 1위 기업 미국 애플을 월등히 뛰어넘는 수준이다. 애플은 3분기 매출액
834억달러, 영업이익 238억달러를 올리며 영업이익률 28.5%에 머물렀다. 호실적을 거뒀던 지난해 4분기 30%보다 소폭 하락했다.
HMM의 영업이익률이 눈에 띄는 또다른 이유는 동종업계 세계 1위보다 수익성이 더 좋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해운사인 덴마크 머스크는 3분기 해상운송 사업부문에서 매출액 130억9300만달러, 영업이익 53억3700만달러를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40.8%다.
HMM이 머스크보다 15%p 가량 높은 영업이익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원가구조가 대폭 개선됐기 때문이다. HMM의 3분기 누적 매출원가율은 47%로 전년 동기 85.6%보다 38.6%p 낮아졌다. 매출원가율은 매출에서 원가가 차지하는 비율이 얼마인지 알 수 있는 지표다.
HMM의 선제적인 대형화가 수익성을 큰 폭으로 끌어올렸다. HMM은 지난해 2만4000TEU(1TEU는 6m여 길이 컨테이너 1개)급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 12척을 투입한 데 이어 올해 1만6000TEU급 컨테이너선 8척을 인도받았다.
이 같은 초대형 컨테이너선은 규모의 경제를 보다 쉽게 실현할 수 있다. 한 번 출항할 때 더 많은 화물을 실을 수 있는 동시에 화물당 연료비·인건비 등 비용은 낮아지기 때문이다.
고공행진하고 있는 운임도 높은 영업이익률을 견인했다. 대표적인 해운 운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10일 기준 4810.98로 전주 대비 83.92포인트(1.8%) 상승했다. 이는 SCFI가 2009년 10월 집계를 시작한 이래 역대 최고치다.
HMM의 매출 중 절반은 단기계약 물량이다. 단기계약은 계약 당시의 운임을 적용하기 때문에 운임이 치솟을수록 고운임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이러한 고운임이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운임 급등의 주범인 미국 물류난이 내년 상반기나 돼야 해소될 것으로 전망돼 이때까지는 강세를 유지할 것이란 의견이 중론이다. 그러나 이후 글로벌 물류망이 정상화되면 지금과 같은 운임 고공행진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물류 병목현상 완화에 따른 실질 선복량이 늘어나는 시점부터 운임 조정 가
능성이 높다"면서도 "그 시점에 대해서는 누구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