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에너지솔루션

내년에는 유동성이 줄면서 기업들의 자금 조달 환경이 올해 같지는 않을 전망이다. 그 만큼 기업공개(IPO) 시장도 다소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역대 최대 공모주인 LG에너지솔루션 등이 연초 부터 증시에 출격하는 만큼 IPO 열풍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IPO 시장은 공모 금액 20조4000억원, 신규 상장 기업 수 94개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공모금액 1조원 이상인 기업이 SK바이오사이언스, SK아이테크놀로지, 카카오뱅크, 크래프톤, 현대중공업, 카카오페이 등 6개 기업이나 등판했다.

공모가가 공모밴드 상단 이상에서 결정된 기업은 85.4%로 총 82개사에 달했다. 개인 투자자들의 적극적인 공모 시장 참여와 균등 배정 제도 도입으로 인해 일반 청약 경쟁률이 1000대 1을 넘어선 기업이 전체 공모 기업의 46.9%(45개사)나 됐다.

올해 상반기 까지 여러 증권사를 통한 중복 청약도 가능했어서 새벽부터 계좌를 만들고 청약을 넣기 위해 증권사 지점 앞에서 줄을 서는 진풍경도 벌어졌다.

내년에는 금리 인상과 통화정책 정상화로 유동성이 올해보다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증시에 흘러들어 갈 자금이 줄어들고 기업들의 자금 조달 역시 감소할 수 있어 IPO 환경은 올해 보다 쉽지 않아 보인다.

업계에서 내년 증권사들의 IB 실적이 다소 둔화될 수 있다고 보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유동성 감소로 인한 IPO 축소가 IB 부문 수수료 수익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올해는 전례없는 IPO 시장 호황으로 증권사들의 상장 주관 실적이 최대치를 기록했다.

내년 IPO 시장은 올해 기록한 역대 최대 기록을 깨긴 힘들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만들어진 신조어 '따상'도 보기 힘들어질 수 있다. 다만 상반기 까지 IPO 열기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연초부터 대어급 상장이 줄이어 대기하고 있고 개인 투자자들의 자산 증식 수요는 여전해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달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1월말 코스피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이 밝힌 총 공모주식수는 4250만주다. 주당 희망공모가액 범위는 25만7000원~30만원으로 예상 시가총액은 60조1380억원에서 최대 70조2000억원 규모다.

최대 100조원까지 예상된데 비해서는 낮아졌지만 IPO 역사상 최대 규모다. 희망 공모가 기준 LG에너지솔루션의 시가총액은 최대 70조2000억원으로 코스피 시총 2위인 SK하이닉스를 추월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상장 이후 코스피200 특례 편입도 가능하다.

2월에는 현대차그룹의 건설기업 현대엔지니어링이 출격한다. 컬리 등 E-커머스 기업들이 줄줄이 상장이 예정돼 있고 SK텔레콤에서 분할한 SK스퀘어의 첫 자회사 원스토어와 교보생명이 내년 상반기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는 점에서 IPO 열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IPO 업계 관계자는 "내년 증시 환경도 쉽지 않겠지만 이제 개인 투자자들에게 IPO 투자가 익숙해진 만큼 공모 참여율은 높을 것"이라며 "다만 상장일 따상을 기록하거나 하는 광풍은 보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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