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25%까지 올리면서 대출금리 추가 상승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서울 시내 시중은행에 붙은 주택담보대출 안내문. 본문과 무관. ⓒ연합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올해 첫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행 1.00%에서 1.25%로 0.25%p 추가 인상했다.

지난해 11월에 이어 2회 연속으로 기준금리가 인상되면서 주택담보대출은 물론 신용대출과 전세대출 금리도 줄줄이 오를 것으로 보인다.

한은 금통위는 14일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현재 연 1.00%인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해 1.25%로 운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1년 10개월 만에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게 됐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와 신용대출, 전세대출 금리도 추가 상승이 불가피해졌다. 당장 오는 15일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금리를 가중평균해 산출하는 코픽스(자금조달비용지수·COFIX) 발표가 예정돼 있다.

이날 기준금리 인상이 1월 코픽스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겠지만 직전 한 달간의 시장금리 인상분이 반영돼기 때문에 코픽스 상승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지난 11일 기준 KB금융·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고정금리는 연 3.82~5.58%,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연 3.57~5.07% 수준이다. 신용대출 금리는 3.44~4.73%로 상단이 5%를 바라보고 있다.

코픽스가 오르면 이에 연동되는 시중은행의 주담대나 전세대출, 신용대출 금리도 줄줄이 오를 수 밖에 없다. 특히 가계대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주담대가 변동금리에 영향을 받는 만큼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신용카드 사용액을 제외한 가계대출은 1744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대출금리 상승의 타격을 바로 받는 변동금리 대출 비율은 75.5%에 달한다. 대출금리가 0.25%p 오르면 전국 가계의 이자 부담은 약 3조3000억원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에서는 현행 1% 기준금리를 반영한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이미 6%대를 넘보고 있기 때문에 이번 기준금리 인상으로 주담대 최고금리가 곧 6~7%대에 진입할 것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문제는 기준금리가 올해 더 오를 수 있다는 점이다. 금융권에서는 올해 말 기준금리가 1.50~2.0%로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 빚투(빚 내서 투자)에 나섰던 이들의 타격이 불가피해진다.

다만 최근 급격한 대출금리 상승에 은행들이 우대금리를 높이는 식으로 속도조절에 나설 수 있어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금융당국도 소비자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 올해 은행들의 대출·예금 금리 산정에 대한 실태를 지속 점검한다는 방침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기준금리 상승에 따라 대출금리가 무한대로 오를 수는 없기 때문에 은행들의 속도조절을 지켜봐야 한다"며 "다만 금리 상승이 본격화된 상황에서 속도 조절을 한다 해도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이자 부담의 변화는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이비엔(EBN)뉴스센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