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아파트 전경, 본문과 무관.ⓒ연합뉴스

건설사들의 도시정비(재건축·재개발·리모델링) 수주 전략이 바뀌고 있다. 단독입찰을 통한 무혈입성이 대세가 되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도시정비사업 실적 1위인 GS건설(1조8919억원)은 80%를 수의계약으로 시공권을 따냈다. GS건설이 단독으로 입찰에 시공권을 확보한 사업은 △서울 용산 이촌 한강맨션 재건축 △부산 구석5구역 재건축 △광주 산수3구역 재개발 △서울 신길 13구역 등이다.

현행법상 시공사 선정 입찰이 2회 이상 유찰되면 조합은 총회 의결을 거쳐 수의계약 방식으로 시공자를 선정할 수 있다.

현대건설도 △대전 유성 장대B구역 재개발 △광주 서구 광천동 재개발 사업 △서울 용산 이촌강촌 리모델링 등을 수의계약으로 체결했다. 내달 시공사 선정을 앞둔 과천주공8·9단지 재건축에도 현재 현대건설이 단독으로 참여한 상태다.

과천주공8·9단지 재건축은 경기도 과천시 부림동 41번지 일원에 지하 4층~지상 35층 아파트 2837가구와 부대복리시설을 건립하는 사업으로 예정 공사비만 약 9830억원이다. 조합은 다시 입찰 공고를 낼 예정이지만 현대건설의 재입찰이 예상되는 만큼 다른 건설사들이 입찰에 신중할 것으로 보인다.

DL이앤씨는 대구시 수성1지구 재개발 사업에서 단독입찰 후 수의계약으로 수주했고 삼성물산은 서울 용산구 이촌동 코오롱아파트 리모델링 사업과 서울 서초구 방배6구역 재건축 사업에 단독 입찰해 수의계약으로 수주했다.

롯데건설도 올해 초 서울 성동구 성수1구역 재건축 사업에서 수의계약 방식으로 시공사에 선정됐다. 롯데건설은 현재 서울 돈암6구역 재개발 사업과 서울 미아3구역, 서울 이문4구역 등도 단독으로 참여했다. 이에 따라 이번 사업장들이 수의계약 방식으로 시공사를 선정할 시 롯데건설 선정 가능성이 높다.

최근 건설사들이 정비사업지에 단독으로 입찰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는 것은 무리한 경쟁을 피하기 위해서다. 과거에는 정비사업 시공권을 따내기 위해 막대한 홍보비를 투입하면서도 경쟁사와 네거티브 경쟁으로 기업 이미지 훼손까지 심각했었다.

도시정비사업 규제 강화로 처벌 수위도 높아진 것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에 건설사들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다른 건설사가 선점한 사업장은 피해 선별적 수주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막대한 홍보비를 투입해서 경쟁을 벌인 뒤에 수주에 실패하면 돈은 물론 브랜드 이미지까지 훼손된다"라며 "이미 판세가 기울어진 사업지라면 더욱 더 피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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