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가운데 유럽연합(EU)의 천연가스 수입국 다변화로 국내 최대 강관업체인 세아제강이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EU가 미국에서 액화천연가스(LNG) 수입을 늘리면서 LNG터미널 건설이 늘고 이에 필요한 강관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뉴욕상업거래소에서 천연가스 선물은 5.8% 상승한 100만BTU(열량단위)당 6.62달러에 11일(현지시간) 마감했다. 이는 지난 2008년 11월 이후 13년여 만에 최고치다. 미국 천연가스 가격은 연초 대비 80% 이상 올랐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장기화되면서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EU는 필요한 천연가스의 41%를 러시아에서 수입하고 있다. 그러나 서방의 대러시아 제제로 수입국 다변화가 불가피하게 됐다. 이에 러시아산 대신 미국산 LNG의 수입을 늘리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LNG 수출이 최대 여력까지 확대된 가운데 천연가스 재고는 2019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EU의 미국산 천연가스 수입은 더 확대될 전망이다. EU 집행위원회는 러시아 천연가스 의존도를 내년말까지 3분의 2 수준으로 감축하겠다는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지난달 말 EU는 미국에서 LNG 150억㎥를 연내 추가 수입하고 2030년까지 매년 500억㎥를 수입하기로 했다.
미국의 대유럽 LNG 수출이 확대됨에 따라 LNG터미널 신설과 함께 미국 내 강관 수요도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LNG를 운반선에 실을 때 스테인리스 파이프 설비가 필요해 세아제강과 같은 국내 강관 업체들이 수혜를 볼 전망이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LNG 인프라투자가 집중될 전망인 미국 시장 내 한국 강관의 입지는 이미 공고한 상황"이라며 "한국산은 미국이 수입하는 강관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설명했다.
이어 "물론 무역확장법 232조로 한국이 수출할 수 있는 물량은 쿼터로 제한받고 있지만 향후 미국의 필요에 따라 규제가 완화될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시장 확대에 대비해 세아제강은 스테인리스(STS)강관 설비 증설에 나서고 있다. 올 연말까지 200억여원을 투입해 순천공장에 STS 강관 설비를 증설할 계획이다. 증설이 마무리되면 연간 STS 강관을 1만톤 더 생산할 수 있다.
업황 호조에 힘입어 세아제강은 올해 호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별도 기준 세아제강의 올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14.7% 증가한 1조7170억원, 영업이익은 22.2% 성장한 1612억원으로 추정된다.
방 연구원은 "유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함에 따라 해외 유정용 강관과 송유관 수요 개선세가 이어지고 있고 현재 미국 내 한국산 에너지용 강관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40% 가량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며 "LNG터미널도 연내 카타르를 시작으로 대규모 신규 프로젝트 발주가 재개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