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흑석뉴타운 재개발 지역ⓒEBN

서울시 동작구의 대단위 재개발 사업지 '흑석2구역'이 시공사 선정을 위한 2차 입찰 일정을 발표했다. 이 구역은 1차 입찰에서 삼성물산 1곳만 참여하며 유찰된 바 있다. 경쟁사들이 '기울어진 운동장'을 언급하며 불참한 바 있어 삼성물산이 경쟁 없이 사업을 따낼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13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흑석2재정비촉진구역 재개발정비사업 주민대표회의'(이하 주민대표회의)는 지난 12일 건설업자 선정을 위한 2차 시공사 입찰 일정을 발표했다. 2차 입찰 마감 시점은 오는 9월 5일이며 일반경쟁입찰 방식으로 진행된다.

흑석2구역은 서울9호선 흑석역과 인접한 대규모 재개발 단지다. 동작구 흑석동 99-3 일원 4만5229㎡에 용적률 599%를 적용한 새 단지가 들어선다. 향후 지하 7층~지상 49층 1216가구 규모의 주거지가 조성될 예정이다.

서초구와 가깝고 교통이 좋아 '준 강남권'으로 분류되며 인근 단지(흑석동아크로리버, 전용 84㎡) 집값이 20~26억원 시세를 보이는 등 향후 부촌이 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시공 주체가 서울도시주택공사(SH)인 만큼 토지수용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한 부담이 적어 건설사들의 관심을 받았다.

지난 1차 입찰에서는 삼성물산, 대우건설, 롯데건설, GS건설 등 4개사가 시공사 선정을 위한 치열한 경쟁에 나섰다. 건설사간 경합이 과열되며 불법 홍보가 이어졌고 대우건설이 2회, 삼성물산, GS건설, 롯데건설 등이 각각 1회의 경고를 받았다. 경고를 3회 이상 받을 경우 입찰 자격이 박탈된다.

그러나 삼성물산의 수주가 점차 유력해지면서 롯데건설과 GS건설은 입찰 1~2주를 앞두고 불참 의사를 밝혔다. 막판까지 경합을 벌이던 대우건설은 '주민대표회의 집행부의 편향성'을 문제삼으며 입찰을 포기했다. 결국 삼성물산 1개사만 입찰에 참여했고 '경쟁 입찰' 요건이 달성되지 않아 유찰 처리됐다.

이에 정비업계에서는 2차 입찰도 삼성물산 단독 참여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유력 후보였던 대우건설은 1차 입찰에 불참했고 최근까지도 주민대표회의 집행부와의 갈등을 풀지 못한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현행법상 시공사 선정은 2회 이상 유찰되면 주민대표가 수의계약 방식으로 시공사를 선정할 수 있다. 통상 수주전 1차 단독입찰자가 최종 수의계약자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은 만큼 삼성물산 수주 가능성 크다.

수의계약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주민 일부는 1차 마감을 취소하고 다시 '신규 입찰'로 진행하자고 건의했지만 주민대표회의는 "1차 입찰 과정은 정당했다"며 이 안을 일축했다. 신규입찰로 방향을 선회할 경우 특정 건설사의 요구를 들어주는 것 이라는 설명이다.

주민대표회의 관계자는 "특정 건설사를 편중하거나 또 다른 건설사에 대해 불이익을 준 사안은 전혀 없고 이는 SH역시 동의하는 부분"이라며 "경쟁입찰이 좋다는 점은 알고 있지만 방향을 선회한다면 특정 건설사에 유리해지기 때문에 기준을 변경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경쟁사를 우대하기 위한 요인이나 가산점은 주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물산이 흑석2구역 재개발(추정 공사비 5000억원)을 수주할 경우 올해 서울에서 수주한 정비사어 모두를 수의계약으로 채우게 된다. 삼성물산은 앞서 방배6구역 재건축(공사비 3696억원)과 이촌 코오롱 리모델링(4476억원)을 수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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