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초부터 3월까지 백내장 수술 보험금 청구는 이례적으로 급증했다. ⓒ픽사베이

주요 손보사의 장기보험 위험손해율이 소폭 상승했다. 지난 1분기 백내장 수술 ‘막차타기’ 현상이 두드러진 영향이 크다. 실손보험금 청구가 폭증하면서 코로나19 반사이익으로 개선되던 손해율에도 악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손보사들은 1분기 오미크론 등 코로나19 대유행 덕에 손해율이 전반적으로 안정화되면서 호실적을 이어갔다. 5대 손보사 분기 순이익 합은 처음으로 1조원을 넘겼다.

자동차보험부문의 손해율이 크게 개선된 점이 주효했다. 그러나 장기보험 위험손해율은 코로나 덕을 크게 보지 못했다.

장기위험손해율은 실손의료보험처럼 3년 이상의 장기보험에서 쓰이는 지표로, 실손보험료 손해율 상승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삼성화재는 1분기 장기위험손해율이 88.1%를 기록해 전년 동기 86.1%보다 2.0%p 증가했다. 같은기간 현대해상도 장기 위험손해율이 99.0%로 1년 전(97.0%)보다 2.0%p 상승했다.

DB손해보험의 경우 실손보험 모럴리스크 제어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장기보험 위험손해율이 전년동기보다 5.4%p 개선된 89.2%를 나타냈다.

업계에선 실손보험 누수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백내장' 관련 보험금 청구가 급격히 늘어난 것이 손해율에 발목을 잡았다고 평가했다.

코로나 확산에 따른 의료이용 감소로 개선되던 손해율이 백내장 수술로 인해 다시 상승한 것이다.

올해 초부터 3월까지 백내장 수술 보험금 청구는 이례적으로 급증했다. 금융당국이 과잉진료를 막고 실손보험 누수를 막기위해 보험금 지급기준을 강화한다는 기조를 보이자 보장 될때 수술을 받자는 ''막차타기' 바람이 거세게 불었다. 일부 안과에서는 '절판마케팅'이 성행하기도 했다.

실제 빅5 손보사의 지난 3월 백내장 실손보험금 청구액은 1209억4906만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일수 환산(1일당) 지급보험금은 57억5947만원로 전년동기대비 115.9%나 폭증했다. 1월, 2월에도 각각 전년보다 31.9%, 59.9%나 늘었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장기보험 1분기 손해율이 소폭 상승한 것은 3월 백내장 사고건수 증가에 기인한다"며 "3월에 당사 백내장 청구 건수는 2021년 말 대비 최소 4배 이상의 증가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현대해상 관계자도 "장기보험은 1분기 백내장 수술 청구 급증 등의 영향으로 손해율이 소폭 상승했다"고 전했다.

다만 금융당국과 보험사의 백내장 과잉진료 억제 노력을 하고 있기에 다시 손해율이 회복될 것으로 바라봤다.

현재 각 보험사들은 백내장 수술 지급 기준 강화했고 금융당국은 이달 말까지 백내장 보험사기 집중신고제도 운영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4월 이후에는 코로나 환자가 급격히 감소하며 의료이용량이 늘며 보험금 지급 증가가 예상된다"면서도 "다만 4월 이후 백내장 청구 건이 급격히 감소했기에 보험금 지급 플러스 영향, 마이너스 영향이 상쇄하면서 손해율이 안정적 수준을 유지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보험사들은 향후 손해율 안정화를 위한 대비에 철저히 나선다는 방침이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백내장 이후 제2의 백내장 나올 개연성 높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비를 강화하고자 한다"며 "보험사기 예방 모범규준 시행에 따라서 이러한 청구 확산 억제 및 지속적인 손해율 안정화를 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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