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반기 기업공개(IPO)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피어오르고 있다. 쏘카·컬리·케이뱅크·현대오일뱅크 등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는 대어들의 상장 준비가 한창이기 때문이다.
다만 기업가치 평가에 영향을 미칠 증시 방향성이 IPO 성패의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반기 시가총액 조단위 기업들의 IPO가 줄지어 진행될 전망이다.
최근 모빌리티 혁신 플랫폼 쏘카가 국내 유니콘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코스피 시장 상장 도전에 나섰다.
쏘카의 총 공모주식수는 455만주, 주당 공모 희망가 범위는 3만4000~4만5000원이다. 공모 예정 금액은 공모가 밴드 상단 기준 2048억원, 시가총액 1조5000억원 가량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달 한국거래소로부터 코스피 상장예비심사 결과 상장에 적격하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본격적으로 상장 절차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 2019년 상장 전 지분투자유치(프리IPO)를 통해 기업가치 8조원 가량을 인정받았고 현재 장외시장에서 기업가치는 약 15조원에 달한다.
지난해 말 상장 전 지분투자(프리IPO)를 유치하며 기업 가치를 4조원으로 평가받은 컬리도 한국거래소의 상장예비심사 통과를 앞두고 있다.
시가총액이 6조원 안팎으로 형성될 것으로 보이는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도 지난달 30일 한국거래소에 코스피 상장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하면서 IPO에 시동을 걸었다.
오는 8월 쏘카를 시작으로 연말까지 조단위 대어들이 코스피 시장 문을 두드리면서 침체돼 있던 IPO 시장도 모처럼 활기를 되찾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상반기 IPO 시장은 부진을 면치 못했기에 하반기 IPO 시장을 향한 시선이 마냥 긍정적일 수는 없는 상황이다.
청약 증거금만 114조원이 몰린 LG에너지솔루션이 역대급 흥행을 기록했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에너지 및 곡물 대란 등으로 인한 글로벌 인플레이션 심화, 미국의 긴축 정책 등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로 현대엔지니어링·SK쉴더스·원스토어 등 관심을 받았던 대어들이 줄줄이 상장을 철회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최근 일반청약에서 넥스트칩·레이저쎌은 네자릿수 경쟁률, 범한퓨얼셀·위니아에이드 등은 세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하면서 IPO 시장을 달구고 있어 대어급 IPO에 대한 기대감도 상존한 상태다.
결국 주식시장 방향성이 IPO 시장 분위기를 좌우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올해 들어 지난 4일까지 22.75%나 하락했다. 지난 4일에는 장중 2300선이 붕괴되면서 연저점을 경신하기도 했다.
주식시장 하락이 이어지는 양상이라면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기 힘들다. 상반기 대어급 기업들의 사이장 철회도 기업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다며 시기를 조율해 다시 도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IPO를 추진했다가 철회한 한 기업 관계자는 "한 번 상장하면 그걸로 끝이 아닌가. 기업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아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언급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상반기 국내 증시 하락폭이 컸던 만큼 하반기 일부 반등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지만 예단하긴 어려운 상황 같다"며 "IPO 시장이 좋았을 때와 비교하면 많이 침체돼 있는 것도 사실이다. 증시가 반등할 것이라는 신호가 감지된다면 투심도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