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타벅스는 이달 26일 시즌 음료 3종을 출시했다.ⓒEBN

"지난 몇 시즌 음료들도 그렇고 이번 음료도 너무 달기만 합니다. 혈관이 살살 녹네요"

증정품 유해물질 검출 가능성으로 논란을 빚고 있는 스타벅스코리아가 이번엔 신제품으로도 소비자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23년 전 한국에 처음 브랜드를 론칭한 이래 꾸준히 브랜드 입지를 다져갔던 스타벅스에 역대 최대 고비가 찾아왔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스타벅스는 이날부터 국내산 농산물을 사용한 여름 음료 3종(△우리 쑥 크림 프라푸치노 with 콜드브루 △제주 청귤 라임 에이드 △쿨 서머 캐모마일 블렌디드)을 각 매장에서 판매하기 시작했다. 우리 쑥 크림 프라푸치노는 제주 지역에서만 판매하던 메뉴인데 반응이 좋아 이번 시즌 음료로 채택됐다.

시즌 음료는 특성상 호불호가 갈릴 수 있지만 올해는 유독 소비자 반응이 싸늘하다. 신제품 출시 2시간 만에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달아도 너무 달다", "청귤 라임 에이드는 다른 프랜차이즈에서 나온 메뉴 복사한 것 같다" 등의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한 소비자는 "작년에 나온 메뉴가 더 낫다"고 꼬집기도 했다.

스타벅스는 최소 6개월 전에는 시즌 음료 구상에 들어간다. 길게는 1년 가까이 레시피 개발, 원·부재료 확보, 바리스타 교육 등의 과정을 거쳐 신제품을 출시한다. 출시 전 맛 테스트도 실시해 피드백 또한 반영한다. 이번 시즌 음료 중에서도 유독 '달다'는 지적이 나오는 프라푸치노는 기존 스타벅스에서 판매 중인 프라푸치노 제품군 대비 당류가 비교적 낮은 편에 속하는 부분도 확인했다. 우리 쑥 크림 프라푸치노에 들어간 당은 57g으로 기존 제품들(40~79g)보다 많게는 20g 가까이 적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프라푸치노 음료가 원래 다른 커피류보다도 단맛이 있는 편인데, 여기에 쑥이라는 고소한 재료가 섞이다보니 소비자들이 더 달게 느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스타벅스에서 판매하는 음료는 대부분 소비자 기호에 맞게 커스텀이 가능하기 때문에 주문 시 '당을 줄여달라'고 요청하면 된다"고 말했다.

▶ ⓒ연합뉴스

1999년 이화여대 앞에 1호점을 내며 무섭게 사세를 확장하던 스타벅스코리아는 올해 유독 구설수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4월 종이 빨대에서 휘발유 냄새가 난다는 고객 민원, 6700원짜리 샌드위치 품질 논란에 이어 이달에는 여름 증정품인 캐리백에서 악취가 난다는 민원까지 속출하고 있다. 최근 이 캐리백에서 유해물질이 검출됐다는 주장까지 제기, 시즌 프로모션 이래 처음으로 굿즈를 반품하면 무료쿠폰을 제공하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일각에서는 스타벅스에 소비자 잣대가 엄격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브랜드 이미지가 워낙 좋았던 대표적인 식음료기업이었기 때문에 소비자 실망이 더욱 컸을테고, 기본적으로 유해물질 논란에 민감한 식품사에서 불거진 문제여서 더 논란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새옷에서도 0.5~1.5 정도의 포름알데히드가 검출된다"고 부연했다.

이같은 굴곡은 공교롭게도 스타벅스가 신세계에 인수된 시점과 맞물린다. 지난해 7월 신세계가 최대주주(지분율 67.5%)로 올라서면서 수장이 교체, 이때부터 스타벅스 품질 논란이 예견됐다는 지적이다. 식품업계에 오랜 기간 종사한 한 관계자는 "예전 대표는 일명 '커피쟁이'로 유명했다"면서 "국내 대기업 계열사로 편입된 지금은 실적이 우선순위가 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스타벅스를 둘러싼 일련의 사건들과 관련해 최대주주인 이마트 및 신세계그룹에서도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스타벅스는 원재료와 레시피, 품질관리, 마케팅 정책 등을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또한 이번에 논란을 빚은 굿즈 제작 업체는 올 겨울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스타벅스가 이번에 리스크 관리에 대한 전반적인 시스템 점검을 하지 않으면 위기가 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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