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폭우에 침수된 아파트 주차장 모습. ⓒ연합

기록적인 폭우로 수도권에서 수천대의 차량이 침수되면서 손보업계가 울상이다. 역대 장마철 중에서도 가장 큰 피해가 예상되며 이미 추정 손해액만 1400억원을 훌쩍 넘겼다.

하반기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 우려에 2년 연속 보험료 인하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8일부터 12일까지 집중호우로 인한 차량 피해 총 9986대, 추정손해액 1422억1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자동차보험 시장의 80%이상을 차지하는 대형 4개사(삼성화재·현대해상·KB손보·DB손보)만 집계하면 차량 침수 피해는 8488건으로 추정손해액은 1208억8000만원이다.

업계에선 외제차의 경우 자기차량손해담보 가입 비율이 높아 추정 손해액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지난 2020년 7~9월 장마와 태풍 '바비'·'마이삭'·'하이선' 등이 강타했을 때 피해건수는 2만1194건에 달했지만 피해규모는 1157억원 밖에 되지 않았다.

이는 차량 가액이 높은 외제차가 많이 몰려 있는 서울 강남권 등의 피해가 집중됐기 때문이다.

실제 9986건 중 외제차는 3279건으로 추정 손해액만 827억9000만원이었다. 국산차 접수 건수는 6707건으로 외제차보다 많았지만 손해액은 594억2000만원이었다.

업계에선 추정 손해액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현재까지 추정된 손해액은 외제차 시세의 일부만 반영했기 때문에 실제로는 더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주 역시 집중호우가 예고돼 있는 만큼 추가적인 피해도 우려된다.

이번 폭우 피해로 2년 연속 자동차보험료 인하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최근 손보사들은 물가 고공행진에 당국으로부터 자동차보험료 인하 압박을 받아왔다.

실제 올 상반기까지 국내 10개 손보사의 자동차보험 평균 손해율(누적)은 80.7%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보다도 2.0%p 낮은 수치다. 사업운영비 등을 고려해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78~83%를 기록하면 대체적으로 이익이 난다고 본다.

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 손보사들은 자동차보험 부문에서 3981억원의 흑자를 내기도 했다. 이에 올해 4월 손보업계는 개인용 자동차보험료를 평균 1.2~1.4%p 가량 인하를 단행했다.

올 상반기까지 비교적 안정적인 손해율 수치를 이어오면서 2년 연속 흑자 기대감도 나왔지만 이번 폭우로 분위기가 반전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폭우로 인한 자동차 침수피해가 급증으로 하반기 손해율 악화 우려가 커졌다"면서 "향후 손해율 상승 추이를 봐야하겠지만 추가적인 인하 여력이 줄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보험료는 1년치 손익을 가지고 얘기하는데 상반기에 좋았던 손해율을 하반기에 얼마나 깎아먹느냐가 관건"이라며 "다만 상반기 손해율이 안정적으로 유지돼왔기에 보험료가 인상되거나 하진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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