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펀드시장 성장세가 9월 둔화됐다. ⓒ게티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3고(高) 현상'에 펀드시장 역시 성장세에 브레이크가 걸렸다. 투자심리 악화에 사모펀드를 중심으로 딜 무산도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다.

20일 금융투자협회가 발표한 '2022년 3분기 펀드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전체 펀드 순자산은 842조2000억원, 설정액은 824조4000억원으로 전기 대비 각각 1조6000억원(0.2%), 3조2000억원(0.4%) 증가하는 데 그쳤다.

월별로 보면 하반기 펀드시장 둔화폭은 9월 심화됐다. 6월말 821조1000억원 수준이었던 펀드 설정액은 8월 835조7000억원으로 증가했지만 8월말 성장폭이 둔화되면서 836조7000억원에 그쳤다. 9월말 설정액은 824조4000억원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순자산 역시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6월말 840조6000억원 수준이었던 펀드 순자산은 7월말 861조7000억원으로 성장했다. 8월말에는 862조6000억원을 기록하면서 소폭 성장했지만 9월말 842조2000억원으로 줄어들면서 감소세로 전환했다.

펀드 종류별로 보면 공모펀드 순자산은 275조4000억원으로 전기비 16조1000억원(-5.5%) 줄었다. 사모펀드는 566조8000억원으로 17조8000억원(3.2%) 늘었지만 최근 딜 무산이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IB(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올해 △메가스터디교육 △카카오모빌리티 △윈저 △여의도 IFC 부동산 등 대형 딜이 줄줄이 무산됐다.

국내 대형 사모펀드(PEF) MBK파트너스는 메가스터디교육과 카카오모빌리티 인수에 뛰어들었지만 잠정 중단한 상태다. 자문사 선임, 인수절차 진행에도 불구 경기침체, 금리인상 등 산적한 변수가 부담 요소로 작용해서다.

위스키 브랜드인 윈저 역시 매각이 무산됐다. 베이사이드PE-메티스PE 컨소시엄이 디아지오와 2000억원 규모 인수계약을 진행했지만 딜은 중단됐다. 원인은 인수대금 미납입에 기인한다. 투자자 모집에 실패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비슷한 사례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IFC 인수 역시 잠정 중단된 상태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당초 4조1000억원 규모로 IFC 인수를 추진했지만 인수 자금을 대출 받아야 하는 상황에서 금리인상이 부담으로 작용했다. 딜 규모 절반 정도가 대출을 통한 자금 조달을 진행하려 했기 때문이다.

한 증권가 관계자는 “아무래도 경기 상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딜을 추진하는 것 자체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대규모 투자를 위해서는 그만큼 많은 자금이 필요한데, 금리가 인상되면서 현금을 조달하기가 쉽지 않고, 조달한다고 해도 이자 부담이 너무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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