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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비중이 높은 중견건설사들이 물량 소진에 비상이 걸렸다. 일부 건설사는 올해 분양한 단지의 80%에서 미분양이 발생하는 등 무더기 청약 미달을 겪고 있어서다. 높은 미분양률이 재무리스크로 부각되면서 자금조달에도 비상이 걸렸다.

2일 청약홈에 따르면 DL건설은 올해 12개 단지를 분양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1차·2차 청약에서 정원을 채운 단지는 ▲e편한세상 부평역 센트럴파크 ▲e편한세상 시흥장현 퍼스트베뉴 단 2곳이다.

이 외에 수도권 외곽 및 지방에서 분양한 10개 단지는 정규 청약에서 모집 인원을 채우지 못했다. 미분양 단지명은 ▲e편한세상 안성 그랑루체 ▲e편한세상 서울산 파크그란데 ▲e편한세상 평택 라씨엘로 ▲e편한세상 평택 하이센트 ▲e편한세상 사천 스카이 마리나 ▲e편한세상 구미상모 트리베뉴 ▲e편한세상 옥천 퍼스트원 ▲e편한세상 제천 더프라임 ▲e편한세상 헤이리 ▲e편한세상 홍성 더센트럴 등이다.

한신공영 역시 미분양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청약홈에 따르면 한신공영이 올해 분양한 단지는 총 7곳이며 이 중 2개 단지를 제외한 5개 단지가 1차·2차 청약에서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미분양 단지는 ▲양산 한신더휴 ▲금남로 한신더휴 펜트하우스 ▲거제 한신더휴 ▲아산 한신더휴 ▲울산대공원 한신더휴 등이다.

다른 중견건설사들도 미분양에 몸살을 앓고 있다. 금호건설은 올해 분양한 5개 단지 중 4곳이 미달이다. 코오롱글로벌은 분양한 5개 단지 중 3곳은 미달됐다.

올해 하반기로 갈수록 분양 실적이 저조하다는 점이 악재다. 최근 DL건설이 분양한 'e편한세상 옥천 퍼스트원'은 545가구 일반모집에 단 138명만 접수했다. 이 외에도 ▲e편한세상 헤이리(일반분양 1036가구 중 158건) ▲e편한세상 평택 하이센트(816가구 중 385건) ▲e편한세상 평택 라씨엘로(953가구 중 352건) ▲e편한세상 사천 스카이 마리나(1035 중 457건) 등이 모집 인원의 절반을 채우지 못했다.

한신공영 역시 최근 분양한 '아산 한신더휴'에서 1개 타입을 제외한 전타입이 모집 인원을 채우지 못했다. 거제 한신더휴는 540가구 모집에 283개의 청약 통장만 접수됐다.

이같은 미분양 증가는 금융권의 회사채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지는 분위기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6월 한신공영의 무보증 사채 신용등급 전망을 'BBB/긍정적'에서 'BBB/안정적'으로 하향 조정 했다. 높은 자체 사업 비중 탓에 차입금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 영향을 줬다.

이에 지난 1일 장내일반시장에서 한신공영 채권인 '한신공영42'는 한때 환산 수익률 연 65.147%에 거래됐다. 민간채권평가사 평균 평가금리(민평금리)인 연 5.801% 보다 59%p 높은 것이다.

업계 전반의 자금조달 어려움도 커졌다. 주택산업연구원이 주택사업자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이달 자금조달지수는 전월대비 12.5%포인트(p) 하락한 40.2를 기록했다. 자금조달지수는 지난 8월 66.6, 9월 52.7, 10월 40.2 등으로 두 달 연속 하락세다.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 분양한 물량들은 금리, 시행사와의 계약 조건 등을 볼 때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판단에 시행한 부분이 있다"라며 "내년에도 좋아지지 않을 것 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어서 현금을 일부라도 확보할 수 있는 현장을 선별해 분양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른 건설업계 관계자는 "미달이 발생한 중견사 단지들에서 분양 대행 조직을 통한 물량 소진이 이어지고 있고, 일부 효과를 본 단지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다만 현금 확보에 한계가 있고 미분양, 미청구 공사대금 등 감춰진 문제들 있어 회사채 시장은 물론 건설사 자금 조달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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