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발주 호황으로 3년치 수주잔고를 꽉 채운 조선업계가 연이은 LNG선 수주 랠리를 기대하고 있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조선 ‘빅3’(한국조선해양·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은 올해 LNG선 수주몰이를 이어가면서 총 116척의 수주고를 올렸다. 올해 현재까지 한국조선해양이 42척, 대우조선해양이 38척, 삼성중공업이 36척의 LNG 운반선을 각각 수주했다.
올해는 카타르 등 대형 신규 프로젝트에 더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유럽발 LNG 해상 수요가 크게 늘면서 LNG운반선이 사상 최대 규모로 발주됐다. 우리 빅3는 전세계에서 발주한 LNG선 가운데 70% 이상을 수주하는 저력을 보였고 2026년까지 주문이 밀린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LNG선 발주량이 크게 늘면서 이미 3년치 수주고가 채워진 상태”라며 “오는 2026년 하반기 물량까지 LNG선 건조 주문이 차서 이후 주문을 받는 중”이라고 말했다.
대형 조선사들은 2년 연속 연간목표를 초과 달성했다. 각사별로 107~135%의 목표달성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고부가가치 선박인 LNG선으로 절반 이상 오더북을 채우면서 질적으로도 우수한 수주 상황을 보이고 있다.
LNG운반선의 수요 호조는 내년에도 계속된다.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전 세계 LNG 수요 확대와 러시아산 가스의 유럽 수출제한, 2010년 이전 발주 선박의 교체주기 도래 등으로 오는 2030년까지 총 610척에 달하는 LNG운반선의 신규 발주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유럽의 주요 가스 공급국인 러시아의 천연가스 공급량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 대비 20% 수준으로 줄어든 상태로, 내년에도 해상 수입을 위한 LNG선 수요는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봤다.
글로벌 에너지 전환이 계속되는 가운데 LNG 인프라 확대를 위한 대형 프로젝트도 줄줄이 있다. 내년에는 카타르 프로젝트의 2차물량 본계약이 나올 것으로 기대되는데, 앞선 1차 물량을 통해 54척을 수주한 우리 조선 빅3는 각사별로 10~15척의 수주가 예상된다.
선사들은 LNG운반선 등 대량의 선박 계약에 앞서 미리 도크를 예약하는 슬롯 확보과정을 거쳐 건조의향서(LOI)를 맺는데, 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이 확보하고 있는 각 9척, 8척의 모잠비크향 LNG선 물량 계약도 최종계약만 남겨두고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올해 유독 LNG운반선에 편중된 수주상황이 이어졌고 향후에도 수요가 견조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면서 “대형 조선사들이 이미 확보하고 있는 슬롯 계약도 건조계약으로 확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