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수에즈막스급 탱커. ⓒ한국조선해양

올해 국제 정세의 파동과 이에 따른 에너지 시장의 지각변동으로 원유 및 정유제품의 교역이 다변화하고 탱커 시장의 운임이 높이 치솟은 가운데 내년에도 시황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29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12월 2주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운임지수(WS)는 81.32로 전주보다 3.64포인트 상승했다.

VLCC의 중동~중국 구간 탱커용선료(TCE)는 하루당 5만871달러로 전주 대비 7624달러 상승했다. 석유화학제품을 실어나르는 LR2급 탱커(중대형사이즈 석유제품선)의 운임(중동~일본)은 하루 7만608달러로 크게 올랐다.

올 한해 탱커 시장은 팬데믹 장기화에 따른 원유 수요 제한 및 인플레이션 압력 속에 상반기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로 인해 에너지 해상 물동량이 늘고 원거리 조달도 크게 확대되면서 시황이 급격히 상승세를 탔다.

하반기 들어 오름세를 탄 운임은 지난달 급등이 집중됐고 이달 초까지 일평균 운임이 7만5000달러 수준으로 오르는 등 강세가 지속됐다.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Clarkson)은 "매우 강세를 보이고 있는 유조선 시장은 단기 전망도 긍정적"이라며 "이와 같은 시장 분위기는 향후 2~3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탱커 시장이 상승세를 타면서 최근 유조선 신조 투자에 대한 발주 수요가 증가하고 내년 선박 공급은 순증이 예상된다. 한국해양진흥공사에 따르면 2023년 탱커 선복량은 올해 대비 3.4%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전체 인도량 중 절반 상당이 VLCC 등 대형선으로 채워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수요 측면에서는 글로벌 경기 위축과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석유 수요 및 생산이 제한적인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OPEC(석유수출국기구)의 내년 석유 생산은 올해 대비 1.2%증가에 그치고 생산량 통제로 지속될 전망이다.

다만 정유 제품을 중심으로 아시아, 북미 지역의 해상 물동량이 수요를 뒷받침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해양진흥공사는 “중동은 2022~2023년 하루 95만 배럴 규모의 정제설비 확충을 예정하고 있으며 원유 수출 감소에도 석유제품 수출은 증가하는 등 글로벌 석유 물동량 흐름의 변화를 야기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종합적으로 탱커 운임은 수급 및 물동량 측면의 상승 동력이 부족한 가운데 항해거리 증가 및 운항 효율 감소에 따라 가용 선박 감소효과가 나타나면서 강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클락슨에 따르면 2023년 원유선과 제품선의 물동량 증가율은 각각 1.5%, 3.6%에 그치지만 주요국 공급선 전환으로 톤마일(화물 중량과 이동거리를 곱한 값) 증가율은 각각 5.3%, 9.7%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저작권자 © 이비엔(EBN)뉴스센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