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급락세를 지속한 컨테이너선 운임이 올해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영향으로 최근 2년간 급증한 수요에 맞춰 선복량을 늘려왔던 선사들은 수요가 공급을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에 직면하면서 가격경쟁과 선복량 감축을 고민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3일 트레이드윈즈를 비롯한 외신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컨테이너선 시장에서 운임 하락이 지속된 가운데 아시아 지역의 스팟운임은 전년대비 90% 이상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말 아시아에서 미국 서안으로 향하는 컨테이너선 항로의 FEU(40피트 컨테이너 1개)당 스팟운임은 일일 1379달러를 기록했다. 2021년말 이 항로의 FEU당 스팟운임은 1만4600달러에 달했다.
시장에서는 최근의 급락세에도 운임이 장기계약을 중심으로 더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오슬로에 본사를 두고 있는 제네타(Xeneta)의 패트릭 베르그룬트(Patrik Berglund) CEO는 현재의 상황을 폭풍전야라고 지적했다.
베르그룬트 CEO는 "모든 경제지표들은 운임 수준이 오늘보다 더 하락하는 방향으로 향하고 있다"며 "주요 극동 항로들의 장기계약은 현재의 상당히 낮은 스팟운임 기준에 근접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는 22일 설 명절을 전후해서 중국, 베트남이 장기간 공장을 가동하지 않는 것도 컨테이너선 시황에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이들 국가는 이달 초부터 2월 둘째주까지 최대 5주간 정상적인 생산활동이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로 인해 올해 2분기까지 컨테이너 물동량이 정상적인 수준으로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지난 2021년 물동량이 급증한데 따른 기저효과인 만큼 최근의 운임 하락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오션네트워크익스프레스(Ocean Network Express)의 제레미 닉슨(Jeremy Nixon) CEO는 "지난 2021년 물동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했기 때문에 현재 운임 수준이 부정적인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며 말했다.
지난해까지 2년간 높은 수요에 맞춰 물동량을 늘려왔던 선사들은 수요가 공급을 따라가지 못함에 따라 지난 2015~2016년 발생했던 가격경쟁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
씨인텔리전스(Sea-Intelligence)에 따르면 글로벌 항로 중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의 선복량 증가율을 보이는 항로는 지중해가 유일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올해는 모든 선사들이 가격경쟁에 내몰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컨테이너익스체인지(Container xChange)의 크리스티안 로엘로프스(Christian Roeloffs)는 "최근 2년간의 시장 상황이 다시 돌아오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일부 선사는 아시아 항로에 투입했던 선박을 다른 곳으로 돌리거나 계선·폐선을 고민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