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기선 HD현대 대표가 4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HD현대

[라스베이거스(미국)=이경은 기자] 정기선 HD현대 대표가 친환경 선박 경쟁력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액화천연가스(LNG)선뿐만 아니라 무탄소 연료 추진 선박인 메탄올선도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건조했고 수소·암모니아 등 차세대 친환경 선박도 기술 개발과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 대표는 4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전자·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3 개막 하루를 앞두고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LNG선 슬롯은 오는 2026년 분량까지 다 팔렸고 지금 2027년 물량을 수주하고 있다"고 밝혔다.

HD현대의 조선 부문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은 올해 수주 목표를 157억4000만달러로 정했다. 이는 작년 수주 실적인 240억달러보다 34.4% 낮은 규모다.작년 수주 목표인 174억4000만달러보다는9.7% 적다.

이에 대해 정 대표는 "작년까지 수주를 굉장히 많이 해 전체 선박 슬롯이 2025년 분량까지 꽉 찼다"며 "(선가가 상승하고 있기 때문에) 남아있는 슬롯은 수익성 중심으로 선별 수주해야 해서 올해 수주 목표를 보수적으로 잡았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친환경 선박 분야에서 규모·기술 양 측면에서 자신감을 드러냈다. 갈수록 강화되는 환경 규제에 선주들과 같이 차세대 선박에 대해 고민하고 있으며 최적화된 솔루션을 제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한국조선해양은 세계에서 LNG선을 제일 많이 건조한 회사이고 메탄올 추진선도 가장 많이 만든 회사"라며 "선주들이 지금 가장 많이 주문하는 선박도 이 둘이다. 머스크도 메탄올 추진선을 굉장히 많이 주문했다"고 말했다.

세계 2위 선사인 덴마크 머스크는 한국조선해양에 19척의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을 발주한 바 있다. 1만7200TEU(1TEU=6m여 길이 컨테이너 1개)급 6척·1만6200TEU급 12척·2100TEU급 1척 등이다. 이선박들은 2024년부터 순차적으로 머스크에 인도된다.

한국조선해양은 머스크가 발주한 19척을 포함해 지금까지 총 35척의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을 수주했다.

이에 대해 정 대표는 "다만 그린 메탄올 공급 시스템을 확보한 머스크에게는 메탄올 추진선이 답이 될 수 있지만 이것이 정답은 아니다"라며 "선주들이 연료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고 앞으로 무슨 연료로 해야 되는지를 많이 물어본다. 한국조선해양은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것과 앞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 치열하게 논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조선해양은 메탄올 추진선 외에도 암모니아·수소 추진선 등 차세대 친환경 선박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정보통신기술(ICT)융합 전기추진 스마트선박 '울산 태화호'를 건조했다. 시운전을 통해 기존 선박용 디젤 엔진보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40% 저감되고 연료 효율은 6% 개선된 것을 확인했다.

이날 간담회에 동석한 김성준 한국조선해양 부사장은 "암모니아나 수소를 연료로 사용하는 친환경 엔진도 단계적으로 상용화할 예정"이라며 "미래의 대형 선박은 이러한 친환경 엔진과 연료전지가 조합된 하이브리드 추진시스템으로 먼저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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