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조선해양이 컨테이너선과 가스선 수주에 힘입어 올해 들어 2개월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연간 수주목표의 30%를 채우며 순항을 지속하고 있다.
올해 조선 시장은 노후선 교체와 친환경 선박 등 실수요 중심으로 컨테이너선 발주가 이어지고 LNG선 뿐 아니라 암모니아, 에탄 등 가스선 수요도 늘어나면서 이들 선종을 중심으로 선박 수주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조선해양은 지난 14일 HMM과 9000TEU급 컨테이너선 7척에 대한 건조계약을 체결했다.
메탄올 이중연료 추진 엔진이 탑재되는 이들 선박은 현대삼호중공업에서 건조해 오는 2026년 상반기까지 순차적으로 인도될 예정이다.
총 계약금액은 약 1조1000억원으로 현대삼호는 이번 계약을 포함해 올해 들어 지금까지 총 34억3000만달러 규모의 선박을 수주했다.
올해 수주목표를 26억달러로 정한 현대삼호는 올해 들어 한국조선해양이 계약한 컨테이너선 19척을 모두 수주하며 45일만에 목표치를 초과달성하는 전례 없는 기록을 세웠다.
현대삼호가 지난달 말 프랑스 선사인 CMA CGM으로부터 수주한 1만3000TEU급 컨테이너선 12척도 메탄올 이중연료 추진 엔진이 탑재되는 친환경 선박으로 오는 2025년 하반기부터 2026년 상반기까지 순차적으로 인도될 예정이다.
지난 2013년 5만톤급 메탄올 추진 석유제품선을 수주한 한국조선해양은 2021년 8월 세계 최초로 메탄올 추진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수주하는 등 지금까지 전세계에서 발주된 99척의 메탄올 추진 선박 중 절반이 넘는 54척을 수주했다.
가스선 시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수주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그리스 다이나가스(Dynagas)로부터 LNG선 3척, 에발렌드시핑(Evalend Shipping)으로부터 초대형가스선(VLGC) 2척 등 총 9억8000만달러 규모의 선박 5척을 수주했다.
이번에 수주한 VLGC는 기존 LPG 뿐 아니라 암모니아까지 운송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전세계적으로 친환경 수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수소와 질소의 화합물인 암모니아에서 수소를 추출해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암모니아는 영하 250도 이하에서 액화되는 수소와 달리 영하 33도만 유지해도 되기 때문에 수소를 운송하는 것보다 비용과 안전성 측면에서 장점을 갖고 있다.
암모니아를 운송하기 위해서는 독성에 견딜 수 있는 화물창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기존 LPG선으로는 운송이 불가능하나 암모니아 운송을 위해 건조된 선박은 LPG 운송까지 가능하다.
현대미포조선은 총 2억3000만달러 규모의 석유제품선 5척을 수주했다.
올해 37억달러 수주를 목표로 하고 있는 현대미포는 컨테이너선 35척, LPG선 21척, LNG선 4척, 석유제품선 4척 등 총 68척의 선박을 인도할 계획이다.
특히 조선소 특성상 상대적으로 생산성이 높은 석유제품선 수주 비중을 높여 올해 본격적인 턴어라운드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를 포함해 한국조선해양은 올해 들어 지금까지 총 46억4000만달러 규모의 선박 31척을 수주하며 연간 수주목표(157억4000만달러)의 약 30%를 달성했다.
선종별로는 컨테이너선이 19척으로 가장 많았으며 LNG선·LPG선 등 가스선은 7척, 석유제품선은 5척을 수주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2년간 컨테이너선 발주가 기록적인 수준으로 많았기 때문에 올해부터는 줄어들겠으나 노후선 교체수요와 메탄올 추진선박 등 친환경 수요로 인한 발주는 이어질 전망"이라며 "가스선 시장도 LNG선 뿐 아니라 암모니아, 에탄 수요가 늘어나면서 VLGC 발주도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유조선 시장의 경우 원유운반선 운임이 약세를 지속하는 반면 석유제품선 운임은 최근 들어 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러시아 석유제품 수출 제재 영향으로 석유제품선 운임 강세는 당분간 지속되겠지만 선수요 영향도 있는 만큼 러시아 제재에 따른 영향이 확인된 이후에는 안정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