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 커진 지방 부동산 시장, 행정타운 인근 아파트 인기는 ‘고공행진’

여전히 높은 금리와 아파트 가격 하락설 등의 이유로 지방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자, 행정타운 인근 아파트가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행정타운은 대부분 지역의 중심입지에 자리해 교통, 업무, 편의시설 등 풍부한 주거 인프라가 조성돼 생활이 편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게다가 고정 배후수요와 유입인구가 많아 가격 안정성이 높고, 부지가 한정돼 있어 아파트 공급이 적다는 희소성까지 갖췄다.
실제 지방 주택시장에서 행정타운은 주거 최적의 입지 중 하나로 꼽힌다. 행정타운은 지역민들의 접근성을 높여야 하는 만큼 교통망이 잘 갖춰지고 주변으로 상권이 발달돼 주거 여건이 탁월하다. 여기에 주민들을 위한 행정업무시설, 문화시설, 보육시설 등이 조성돼 거주민들의 주거 만족도도 높다.
이러한 높은 주거 선호도를 토대로 지방 행정타운은 지역 시세를 견인한다. 대표적인 예로 세종시가 있다. 행정중앙복합도시로 조성된 세종시는 전국의 대표적인 행정타운으로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 지역에서 가장 높은 집값을 기록 중이다.
부동산R114 통계에 따르면 올 1월 기준 세종시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1759만원(3.3㎡당)을 기록했다. 이는 서울(4041만원), 경기(1866만원) 다음으로 가장 높은 매매가이며, 제 2의 수도로 불리는 부산(1531만원)보다 228만원 높은 가격이다.
또한 동월 충남도청, 충남경찰청, 충남교육청 등이 위치한 충남 홍성군 홍북읍 아파트 3.3㎡당 평균 매매가도 845만원으로, 홍성군 평균 매매가격(749만원) 대비 약 100만원 높았다.
분양시장에서도 행정타운 주변은 우수한 성적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1월 경남 창원시 의창구 사화동에서 분양한 ‘창원 롯데캐슬 포레스트’는 경남도청, 창원시청, 창원지방법원 인근 입지로 분양 당시 수요자들에게 높은 관심을 받았다. 이 결과 단지는 1순위 청약서 평균 28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같은 해 8월 대전 서구 탄방동에서 분양한 ‘둔산 자이 아이파크’도 정부대전청사, 대전시청 인근 아파트로 1순위 평균 68.67대 1의 두자릿수 청약 경쟁률을 기록한 바 있다.
한 업계 전문가에 따르면 “행정기관은 이전이 쉽지 않은 만큼 안정적이며, 아파트가 들어설 수 있는 부지가 한정돼 있어 희소성이 높다”며 “행정기관 근로자 수요 등 안정적인 수요가 확보됨에 따라 환금성이 우수한 점과 주거 만족도가 높은 점이 둔화된 청약시장에서도 행정타운 아파트가 주목받는 이유”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건설사들도 수요층의 관심사에 맞게 발빠르게 움직이는 모습이다.
현대건설과 금호건설은 2월 충북 청주시 서원구 사직동 일원에서 ‘힐스테이트 어울림 청주사직’의 분양을 진행할 예정이다.
단지는 지하 3층~지상 35층, 26개동, 전용 39~114㎡, 총 2330세대 규모로, 이 중 1675세대가 일반 분양될 예정이다.
힐스테이트 어울림 청주사직은 충북도청, 청주시청 신청사(계획), 한국은행 등 원도심 관공서를 도보로 출퇴근이 가능한 행정타운 입지를 자랑한다. 약 1만4000세대의 아파트 건립이 예정된 청주 원도심 개발타운에서 분양되는 첫 번째 아파트로, 청주를 대표하는 신주거타운에 형성된다는 기대를 받으며 분양 전부터 수요자들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포스코이앤씨 컨소시엄은 전북 전주시 완산구 서신동 일원에 ‘서신 더샵 비발디’를 공급한다.
이 단지는 지하 3층~지상 20층, 28개동, 총 1914세대 규모의 대단지로 이 중 전용 59~120㎡ 1225세대가 일반 분양된다. 1순위 청약일정은 이달 27일이다.
서신 더샵 비발디는 전북도청을 비롯해 전주시청, 전북경찰청, 서신동 주민센터 등 각종 공공기관이 인근에 있고, 전북대병원·원광대 전주한방병원 등 대형 의료시설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전용 85㎡초과 대형 타입 아파트, 2016년 이후 8년 연속 청약 경쟁률 1위

대형 타입 아파트의 청약 경쟁률이 8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부동산R114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아파트 1순위 청약 평균 경쟁률은 10.76대 1로 나타났는데 이 중 전용 85㎡초과 대형 타입이 16.93대 1로 가장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대형 타입의 공급량은 지난 한 해 1만8652가구(일반분양기준)로 전용 60~85㎡ 이하 중형 타입 공급량(6만7331가구)의 27.7% 수준에 그쳤지만, 청약자는 31만5708명으로 58만3401명의 중형 타입의 54.4%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급량은 적은 반면 청약자는 많았던 것이다.
대형 타입은 2015년 중형 타입에 뒤진 후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8년 연속으로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게 됐다. 이 기간 동안 한 번도 빠짐없이 두 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한 것은 대형 타입뿐이다.
이는 대형 타입의 공급 감소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2010년까지 전체 공급량 대비 대형 타입의 공급 비율은 적게는 20%대부터 많게는 60%를 훌쩍 넘기기도 했지만 2011년 17.9%로 처음 10%대를 기록한 이후 지난해까지 13년 연속 20% 미만에 그치고 있다.
반면 전체 1순위 청약자 대비 대형 타입 청약자 비율은 2018년 이후 6년째 20% 이상을 유지 중이다.
업계에선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서 대형 타입을 찾는 수요는 꾸준히 유지되는 가운데 건설사들이 더 많은 수요가 있는 중소형 타입 위주의 공급을 하면서 생긴 수급 불균형 현상이라고 평가한다.
한 업계 전문가는 “건설사들이 월등히 많은 수요가 밀집된 중소형 타입 위주로 물량을 쏟아내다 보니 대형 타입은 꾸준한 수요를 유지하고 있음에도 오랜 공급 부족으로 인해 다른 타입보다 치열한 경쟁을 치르고 있는 상황”이라며 “시장 불황으로 인해 아파트 공급이 크게 감소할 전망인 가운데 대형 타입의 품귀현상은 더욱 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