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서 EV9 공식 출시 행사 진행 및 EV5 공개

2030년 30% EV 대체 목표…시장 선점 나서

맞춤형 ‘플랜 S-5’…EV 5% 점유 목표 전략도

“지속 가능한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하는 브랜드”

▶ 송호성 기아 사장 [제공=기아]

송호성 기아 사장의 중장기 전략인 ‘플랜 S’를 현지화한 맞춤 전략 ‘플랜 S-5’로 인도를 포함한 신흥국 및 글로벌 시장을 공략한다. 송 사장은 먼저 일본 자동차의 텃밭인 태국에 전동화 모델을 내세워 본격적인 진출을 알렸다. 비야디(BYD) 등 중국 전기차 브랜드마저 뛰어든 지금, 기아의 전략이 통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5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태국에서 대형 플래그십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EV9’을 공식 출시함과 동시에 준중형 전기 SUV ‘EV5’를 첫 공개했다.

업계는 우리나라 1인당 국내총생산(GDP) 3분의 1 수준인 태국에서 1억원대 대형 플래그십 SUV부터 선보였다는 점에서 기아의 태국 진출 전략을 엿볼 수 있다고 분석한다. 고급 모델부터 출시해 ‘프리미엄 전기차’ 이미지를 구축하고, 태국을 독점하고 있는 일본차 브랜드와 차별화를 시도하겠다는 복안이다.

태국은 연 최대 400만대의 자동차의 생산 능력을 갖춘 세계 10위권 자동차 생산국이자 80만대를 소비하는 국가다. 특히 태국은 토요타, 혼다, 미쓰비시 등 일본 자동차 브랜드의 전략 수출기지 역할을 맡고 있어 일본 브랜드가 자연스레 태국 자동차 시장을 점령했다.

자동차 산업분석 전문기관 마크라인즈에 따르면 2022년 기준 태국 자동차 내수 판매 시장점유율은 토요타(34.2%), 이스즈(24.4%), 혼다(10%), 미쓰비시(6%), 마쓰다(4.1%) 등으로 일본차 브랜드가 상위 5개 기업을 모두 차지했다.

▶ 기아 전동화 SUV EV9 [제공=기아]

기아가 일본차 시장의 독무대인 태국에 진출한 이유는 가능성을 봤기 때문이다. 태국 정부는 1960년대부터 자동차 산업을 국가 먹거리로 삼고 전략적으로 육성했다. 실제로 태국의 2022년 자동차 수출액은 105억2554만달러(약 14조원)로 태국 GDP의 약 2%를 차지했다. 그러나 전 세계가 전기차 등 친환경차로 전환을 선언하자 태국도 새로운 전략을 세우기 시작했다.

태국 정부는 오는 2030년까지 전체 차량 생산량의 30%(70만대)를 전기차로 대체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또 태국을 아세안 전기차 생산 거점으로 만들고자 전기차 분야 투자 진출 기업에 각종 과세 및 비과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본차 브랜드의 전동화 전환이 다소 늦어지면서 태국 전기차 시장에서 다소 틈새가 생겼다. 미국, 유럽 등 기존 판매국 외에도 신흥 국가 점유율 확대를 검토하던 기아에게 기회가 생긴 것.

빅지환 KOTRA방콕무역관은 “태국 정부는 2050년까지 탄소 중립, 2065년까지 넷 제로를 목표로 하는 환경 정책 기조의 일환으로 전기차 산업을 육성하고 있으며, 2030년까지 태국에서 생산되는 모든 신차의 30%를 전기차로 대체할 계획”이라며 “전기차 산업 육성과 구매를 장려하기 위한 다양한 지원책을 제공 중인 만큼, 태국의 전기차 산업은 더욱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 [제공=기아]

송호성 사장은 글로벌 중장기 계획 ‘플랜 S’의 현지 맞춤형 전략을 펼칠 방침이다. 특히 플랜 S-5는 올해부터 2028년까지 ▲태국 승용차 시장 점유율 5% 확보 ▲태국 시장 승용차 판매량 중 전기차 판매량 50%로 맞춤 ▲브랜드 인지도 상위 5개 브랜드 안으로 진입 ▲전국 유통망 확대해 5배 성장 등을 축으로 한다.

기아는 태국 시장에서 6~7인승 카니발과 쏘렌토, 두 SUV 모델만 판매하며 태국 시장 문을 두들겨 왔다. 플랜 S-5에 따라 기아는 EV9과 EV5 두 전기차 모델을 추가한다.

또 2026년부터 태국에서 제조한 배터리를 탑재해야 전기차를 판매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이에 따라 기아는 태국에 연산 25만대가량의 전기차 생산 기지를 짓는 것을 지속해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관건은 가격과 에프터서비스(AS) 확대다. 이미 태국엔 MG, GWM, BYD 등 중국의 전기차 기업들이 태국 시장에 선제적으로 진출했다. 이들은 가성비를 바탕으로 태국 시장 문을 두들기고 있다.

중국 기업과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프리미엄화’도 중요하지만, 태국 소비자를 사로잡을 만한 가격과 AS를 제공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전언이다.

이준오 기아 태국 판매법인 사장은 “우리는 전 세계적으로 기아 플랜 S에 따라 사업을 운영하고 있으며, 신뢰를 육성하기 위해 Planet, People, Profit 세 가지를 기반으로 삼고 있다”며 “우리는 지속 가능한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을 목표로 하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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