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가 신세계건설을 완전 자회사로 품기 위해 공개매수 후 상장폐지를 추진하는 가운데 성공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최근 공개매수 후 자진 상폐가 적대적 M&A(인수합병)의 수단 등으로 인식되면서 소액주주 반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다행히 신세계건설은 자금력이 풍부한 모회사의 자회사 살리기 차원으로 해석되고 있는 데다 할증률까지 높게 제시 돼 성공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참고=한국기업평가
참고=한국기업평가

7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최근 이사회를 열고 자회사 신세계건설 주식을 공개매수하기로 결정했다. 이후 11월께 주주총회를 열고 자진상폐를 확정지을 방침이다. 이마트는 신세계건설 지분 70.5%를 가지고 있는 최대주주로, 이번 공개매수를 통해 자발적 상장폐지 요건인 지분 95% 이상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공개매수는 9월 30일부터 10월 29일까지로, 현재 진행 중에 있다. 이마트가 사들일 신세계건설 주식 수는 212만 661주로, 신세계건설 발행 주식 총 수의 27.33%에 달한다. 이마트는 이번 공개매수에 총 391억 9309만원을 쓸 예정이다. 최근 이마트의 부진한 실적을 고려하면 다소 걱정되는 부분이나, 올해 상반기 기준 이마트의 현금성 자산 규모가 2852억원이라는 점에서 무리한 지출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관심은 공개매수 성공 여부에 쏠린다. 성공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지만, 최근 공개매수 후 자진 상폐가 시세차익을 노린 적대적 M&A의 수단 등으로 해석되면서 주주들의 반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또한 최근 신세계건설의 재무 건전성이 안정되면서 주가 추가 상승 여력을 기대하는 주주들도 있을 수 있다. 이들이 갑작스런 상폐 결정으로 기회 박탈이나 손실 발생 등을 주장하며 공개매수에 응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시장은 원활한 성공을 예상하고 있다. 이번 신세계건설의 자진 상폐는 모회사의 '자회사 구하기'로 해석되고 있어서다. 실제로 이마트는 이번 신세계건설의 자진 상폐 이유를 지배구조 단순화 및 신속한 의사결정 체계 구축이라고 밝혔다. 

신세계건설은 최근 몇년 간 대구 지역의 극심한 미분양으로 유례없는 침체기를 맞았다. 작년 말 PF 우발 채무 규모만 2500억원으로, 자체적인 시장성 조달이나 그룹 지원 없이는 생존이 불투명한 상태였다. 그러나 이미 유동성 위기가 불거졌고, 오랜 기간 무차입 기조였던 터라 자본시장과 소통이 적었던 탓에 독자적인 시장성 조달은 불가능했다. 

이 때 나선 게 바로 모회사 이마트다. 이마트는 신세계건설이 6500억원 규모의 역대급 영구채를 원할하게 발행할 수 있도록 자금보충약정을 섰고, 계열사를 동원해 신세계건설의 사모채를 인수하게 하는 등 전방위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덕분에 신세계건설 상반기 말 부채비율은 별도 기준 147.7%로, 작년 말 976.2%에서 급격히 개선됐다. 이 기간 부채는 1조1418억원에서 1조807억원까지 줄었고 자본 또한 1171억원에서 7316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이 경우 자칫 신세계건설의 주가 상승 여력을 기대하는 주주들도 있겠지만, 침체된 부동산 경기를 고려할 때 신세계건설 자체적인 수익성 및 재무안정성 개선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는 점에서 주주 대부분 공개매수에 응할 거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공개매수 할증률을 높게 제시한 점도 성공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이마트와 신세계건설이 공개매수 가격으로 정한 1만8300원은 52주 최고가(1만 8650원)와 큰 차이가 없다. 공개매수 첫날 주가가 1만 8340원까지 오른 적이 있으나 그 이후 줄곧 내려가면서  공개매수 일주일 차에 접어든 7일 현재 신세계건설의 주가는 1만 8160원에서 거래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신세계건설의 공개매수 가격이 최근 1년 거래선에서 30% 할증된 금액이라는 점에서 주주들의 매도 유인책이 될 것"이라며 "이번 상폐 결정은 모그룹의 지배력을 확대시킴과 동시에 신세계건설, 소액주주가 모두 '윈윈'하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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