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이 세계국채지수(WGBI) 깜짝 편입이 결정되면서 한국 주식시장에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11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어 위험자산 투자심리 회복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지수 제공업체인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스톡 익스체인지(FTSE) 러셀은 10월 채권지수분류에서 한국을 WGBI에 편입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한국은 2022년 9월 WGBI 관찰대상국에 선정됐고 4번째 도전 만에 편입에 성공했다.
당초 시장 전문가들은 한국의 WGBI 편입 결정은 빨라야 내년 3월일 것으로 예측했다. 국채통합계좌 개설·외환시장 개장시간 연장 등을 통해 시장 접근성을 개선했지만 시장 접근성 레벨이 상향된 이후 6개월은 지나야 WGBI 편입이 가능할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이번 발표에서 한국의 시장접근성이 레벨2로 상향될 것인지에만 주목해왔다.
하지만 예상을 깨고 시장접근성 레벨2 상향과 동시에 WGBI 편입이 결정됐다. 실제 지수에 반영되는 시점은 2025년 11월부터이지만, 앞선 사례들을 고려할 때 편입 발표 시점부터 자금 유입은 증가했다. 특히 예상치 못했던 편입 결정이기 때문에 이벤트 및 모멘텀 투자자들의 추가적인 국채 매수로 인한 단기적인 시중금리의 하향 안정화 재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일본 등은 중앙은행들의 통화정책 변화에 따라 채권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있어 외국인이나 다른 기관들의 자금 유입을 통해 시장 안정화를 기대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외국인 자금이 장기물 중심으로 유입되는 자금인 만큼 시장 변동성을 안정시킬 요인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시장은 채권금리가 상승했을 때 글로벌 증시 대비 부진하는 등 채권금리에 민감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과거 신흥국 편입 당시 채권시장으로 자금이 유입되면서 채권금리 하향세와 해당국 통화 강세가 나타났던 만큼 외국인 수급 개선에 따른 코스피 상승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인하를 시작할 가능성도 주식시장에 긍정적인 재료다. 금융투자협회 조사 결과에 따르면 시장 전문가 64%는 10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물론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10월 금리 인하가 시작될 것이냐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10월을 기점으로 통화정책 입장 변화가 예상된다. 금리 인하기에 접어들면서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심리 개선으로 박스권에 머무르고 있는 코스피 지수도 반등 계기를 모색할 수 있다.
다만 삼성전자가 코스피 상승세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위험자산 투자심리가 개선된다고 해도 코스피 지수는 삼성전자의 비중이 크기 때문에 삼성전자를 향한 투자심리가 중요하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3분기 실적 부진 여파가 계속되면서 이날 오전 중 5만8900원까지 하락하면서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코스피 지수도 이에 따라 장 초반 2610선을 돌파했지만 다시 2600 초반대를 오르내리는 모습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한국 증시에 우호적인 재료가 발생하고 있지만 중동 리스크, 미국 대선 등에 따라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