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상인증권과 토스증권이 갑작스러운 대표이사의 사임으로 새로운 사령탑을 맞게 됐다. 상상인증권은 대표이사 경험이 풍부한 외부 인사의 선임으로 실적 개선 효과를 기대하고 있는가 하면, 토스증권은 기존 핵심 사업을 추진해왔던 젊은 대표를 내세우면서 성장세를 이어가겠다는 목표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토스증권은 지난주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김규빈 신임 대표이사 선임안을 의결했다.
김승연 토스증권 전 대표이사가 임기 만료까지 6개월이 남아있었지만 일신상의 이유로 돌연 사임함에 따른 후속 조치다.
상상인증권도 이달 1일자로 주원 전 흥국증권 대표이사를 사장으로 선임했다. 이달 31일 주주총회를 통해 사내이사 선임 절차를 거칠 예정이다.
임태중 상상인증권 전 대표도 지난 7월 31일 일신상의 이유로 임기 만료 8개월을 앞두고 대표이사직을 내려놓았다.
비슷한 시기 새로운 대표이사를 선임하게 됐지만 상상인증권과 토스증권은 사뭇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상상인증권이 외부에서 찾은 것과 달리 토스증권은 내부 인사를 발탁했다. 양사가 현재 1순위로 해결해야 할 과제가 다르기 때문으로 보인다.
상상인증권은 올해 상반기 누적 영업손실이 24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적자전환했다. 기업금융(IB) 부문의 부진이 전사 실적 저하로 연결됐다.
주 내정자는 여러 중소형 증권사에서 대표이사직을 수행하며 실적 안정화에 성공한 바 있다. 2009년부터 2013년까지 KTB투자증권(현 다올투자증권)에서 대표직을 맡았고, 2017년부터 올해 3월까지 흥국증권을 이끌었다.
주 내정자는 KTB투자증권 재임 시 2008년 113억원의 연간 적자를 2011년부터 연간 흑자 전환에 성공시켰고, 흥국증권에서도 연간 50억~60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2022~2023년 150억원 안팍으로 끌어올렸다.
상상인증권은 실적 정상화가 급선무라고 판단하고 중소형 증권사의 실적 개선 경험이 풍부한 주 내정자를 선임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토스증권은 김규빈 대표를 내부 발탁했다. 김 신임 대표는 2022년 1월 토스증권에 프로덕트 오너(PO)로 입사한 후 지난해 제품총괄을 거쳐 1년 만에 대표까지 올랐다.
김 신임 대표는 토스증권에서 실시간 해외주식 소수점 거래 출시, 투자자들의 토론의 장으로 성장한 커뮤니티 고도화 등을 추진하며 서비스 혁신을 이끌었다. 올해는 해외채권 출시, 토스증권 PC(WTS) 출시 등 토스증권 서비스 기반을 다져왔다.
토스증권은 지난해 순이익 흑자전환에 성공한 이후 상반기 306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연간 목표치를 이미 달성한 만큼 기존의 성장 전략을 유지하기 위해 30대의 젊은 내부 인사를 발탁했다는 분석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상상인증권과 토스증권은 자기자본 2000억원 안팎으로 비슷한 규모인데 비슷한 시기에 새로운 CEO도 선임하게 돼 향후 실적 등에 대해 관심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