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비스포크 AI 세탁기 [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 비스포크 AI 세탁기 [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가 가전 구독 사업에 진출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렌털 업계는 긴장한 기색이 역력하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르면 올해 하반기 가전 구독 서비스 출시를 앞두고 있다. 단순 가전 제품 판매가 아닌 인공지능(AI) 기술 접목을 통한 스마트 가전 확산과 소비자 라이프스타일 변화 대응을 통한 사업 영역 확장이 주된 목적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가 가전 구독 사업에 진출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LG전자가 입지를 다져온 가전 구독 사업의 본격적인 경쟁 심화 가능성도 존재한다. 현재 삼성전자는 전문 세척, 필터 케어, 이전 설치 등의 구독 사업을 진행 중이지만, 이는 가전이 아닌 서비스 제공에 집중된 형태다.

LG전자의 구독 가전은 20여종이다. 기존 냉장고, 세탁기 등 대형가전을 비롯해 TV, 노트북 등 홈엔터테인먼트와 IT(정보기술) 제품까지 구독 사업 포트폴리오는 확장 추세다. 실제 LG전자의 구독사업 매출은 2022년 8500억원에서 2023년 1조1341원으로 급성장했다. 

특히 LG전자는 제품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구독 가전을 제공, 진입 장벽을 낮추는데 성공했다. 이용자가 구독제품 소유권을 갖는 장기할부 금융거래 형태의 금융리스(장기약정), 통신비를 연체 없이 납부하면 프리미엄 가전 구독이 가능한 통신비 기반 신용평가모형 텔코스코어 등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구독 서비스 출시를 위해 단계적인 준비를 진행했다. 지난해 하반기 SK매직과의 렌탈 사업 제휴관계를 종료했다. 앞서 삼성전자와 2021년 5월부터 업무협약을 통해 삼성전자 가전 제품을 SK매직 플랫폼에서 판매하고 렌탈서비스를 결합한 상품을 제공하는 형태의 협업을 지속해왔다.

구독 사업 추진을 위한 조직도 개편했다. SK매직과의 렌탈 협업을 종료한 뒤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 부문에 신사업을 발굴하기 위한 '비즈니스 개발 그룹'을 신설했다. 올해 2월에는 DX부문에서 구독 유료 서비스 기획 등을 담당할 구독 관리 경력자 채용을 진행했다. 8월에는 국내 구독사업을 담당할 DX 부문 한국총괄 인력 채용을 시도했다.

전통적인 가전 구독 사업은 정수기다. 코웨이는 정수기 렌털 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다. 최근에는 공기청정기, 의류청정기, 전기레인지, 매트리스, 안마의자 등 구독 품목을 확장하고 있다. LG전자도 뒤늦게 정수기 렌털 시장에 뛰어들면서 SK매직과 2위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가전 업계가 구독시장을 살피는 이유는 확장 가능성 때문이다. 가전 구독시장이 보다 성장할 것으로 기대돼서다.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가전 구독시장 규모가 2020년 40조1000억원에서 2025년 100조원으로 커질 전망이다.

소비 트렌드의 변화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가전 구매 시 1~2년에 한정될 수 있는 제품 에프터 케어 서비스를 가전 구독을 진행할 경우 계약 기간 내내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존재한다. 초기 비용 발생이 적은 점도 장점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1인 가구 등의 소형 가구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가전 구독시장의 확대는 어떻게 보면 당연한 것”이라며 “직접 가전을 구매하는 것은 부담스럽지만, 구독 형태로 사용한다는 측면에서 경제적으로도 추후 새로운 제품을 사용하는 것을 고려했을 때도 괜찮은 선택이 될 수 있어 소비자에게 인기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고객 입장에서 다양한 회사의 가전 구독 서비스를 만나볼 수 있는 것은 긍정적”이라면서도 “전통적으로 렌털 시장 등에서 사업을 전문적으로 영위해왔던 곳들의 입장에서는 당장은 아니더라도 향후 경쟁 측면에서 새로운 기업의 등장이 부담스러운 것은 불가피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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