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 올리버 '긴 호흡'과 이 책을 아버지에게 선물하며 한강 작가가 쓴 편지(제공=연합)
메리 올리버 '긴 호흡'과 이 책을 아버지에게 선물하며 한강 작가가 쓴 편지(제공=연합)

한국 최초이자 아시아 여성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의 문학적 영감의 원천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그녀가 읽은 책들을 살펴보면 한강의 작품 세계를 형성한 다양한 영향들을 엿볼 수 있다.

15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한강은 2014년 한 인터뷰에서 '내 인생의 책' 5권을 소개했다. 이 중에는 도스토옙스키의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임철우의 "아버지의 땅" 등이 포함됐다. 특히 임철우의 작품은 한국의 역사적 사건들을 다루며 인간 심리를 깊이 탐구하는 방식으로 한강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도스토옙스키는 한강이 청소년기부터 20대 중반까지 꾸준히 읽은 작가로, 그의 작품에서 인간 내면을 파고드는 강렬한 의지에 큰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한강은 "이렇게 철저하게 인간이란 무엇인가를 스스로 파고들어서 무엇과도 타협하지 않으면서 소설을 써낼 수 있다는 것에 감탄했다"고 밝혔다.

노벨문학상 발표 직후 한강은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의 "사자왕 형제의 모험"을 언급했다. 이 동화는 12세 때 읽은 것으로, 세상의 아름다움과 폭력성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불러일으켰다고 한다.

최근에는 동시대 한국 여성 작가들의 작품도 열심히 읽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해진의 "빛과 멜로디", 김애란의 "이중 하나는 거짓말" 등을 언급하며 한국 문학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한강의 독서 목록은 그의 작품 세계를 이해하는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인간의 내면, 역사적 트라우마, 평화와 폭력의 대비, 자연과 인간의 관계 등 한강 문학의 주요 테마들이 그가 읽은 책들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한강은 "한국 문학 독자들과 동료 작가들에게 좋은 소식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는 한국 문학의 세계적 위상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자 하는 그의 바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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