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공=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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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메모리 리더십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12나노급 그래픽 D램(GDDR) 개발을 완료하며 AI 수요에 적극 대응하는 모습이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업계 최초로 12나노급 '24기가비트(Gb) GDDR7(Graphics Double Data Rate) D램'을 개발했다.

GDDR은 그래픽 카드의 명령을 받아 동영상과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특화 메모리 제품이다. 최근 AI 분야에서 쓰임이 많은 고성능 칩으로 부상, 고대역폭메모리(HBM)뿐 아니라 GDDR에 대한 기술 경쟁도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삼성전자의 24Gb GDDR7 D램은 업계 최고 사양을 구현한 제품이다. 24Gb의 고용량과 40Gbps 이상의 데이터 전송 속도를 갖췄고, 전력 효율도 전작(16Gb GDDR7 D램) 대비 30% 이상 개선됐다.

삼성전자는 12나노급 미세 공정을 적용해 전작과 동일한 패키지 크기에 셀 집적도를 높였고, 50% 향상된 용량을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또 '3단계 펄스 진폭 변조(PAM3)' 신호 방식을 통해 그래픽 D램 중 최고 속도를 낸다. 사용자 환경에 따라 최대 42.5Gbps까지 성능을 발휘한다.

삼성전자 24Gb GDDR7 D램 제품 이미지. [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 24Gb GDDR7 D램 제품 이미지. [제공=삼성전자]

또 저전력 특성이 중요한 모바일 제품에 적용되는 기술을 도입했다. '클럭 컨트롤 제어 기술'과 저속 동작 시 전력 사용량을 최소화하는 '전력 이원화 설계' 등이다. 여기에 고속 동작 시에도 누설 전류를 최소화하는 '파워 게이팅 설계 기법'을 적용해 안정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개인용 컴퓨터(PC), 게임 콘솔 등 기존 그래픽 D램의 응용처를 넘어 AI 워크스테이션, 데이터센터 등 고성능 요구 분야에서도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회사 측은 "연내 주요 그래픽처리장치(GPU) 고객사의 차세대 AI 컴퓨팅 시스템에서 검증에 들어가 내년 초 상용화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GDDR은 HBM와 함께 AI 메모리 수혜 품목에 포함되는 만큼, 성장세도 가파른 시장이다. 데이터인텔로에 의하면 글로벌 GDDR 시장 규모는 지난해 약 58억달러에서 오는 2032년 약 126억달러로 늘어날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GDDR 공급사들과 타이틀을 놓고 물밑 주도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배경이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HBM 사업을 중심으로 한 더딘 메모리 경쟁력 회복과 지지부진한 파운드리가 낳은 '위기론'을 불식시켜야 하는 실정이다.

배용철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상품기획실 부사장은 "AI 시장의 빠른 성장에 발맞춰 고용량·고성능 제품을 계속 선보이며 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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