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역의 한 아파트 공사현장, 기사와 무관.@연합뉴스
서울 지역의 한 아파트 공사현장, 기사와 무관.@연합뉴스

일명 '1군 대형사'로 꼽히는 건설 기업들의 올 3분기 실적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부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원가 급등 영향으로 국내 건설경기가 장기간 침체기를 겪고 있는 만큼 1군 대형사도 예외가 아니라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올 하반기 건축공사 위축으로 인한 침체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2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자료를 종합하면, 2024 시공능력평가 상위 4곳(현대건설·대우건설·DL이앤씨·GS건설) 상장 건설사의 올 3분기 예상 영업이익은 3965억원으로 추정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5744억원)보다 30.97%가 급감한 것이다.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15조7935억원)보다 1.08% 소폭 상승한 15조9544억원으로 예상됐다.

에프앤가이드+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자료 취합@EBN 재구성
에프앤가이드+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자료 취합@EBN 재구성

이기간 영업이익 낙폭이 가장 큰 기업은 건설업계 '맏형' 현대건설(시평·2위)이다. 이날 현대건설은 공시를 통해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작년 동기(2438억원) 대비 53% 급감한 1142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영업이익 급감 주요인은 매출원가율과 미청구공사액이 금증한 탓이 가장 컸다. 실제 한국기업평가 등에 따르면 현대건설의 매출원가율은 작년 말(94.6%)부터 올 상반기(94.8%)까지 94%대를 유지하고 있다. 

2022년 말보다 약 4%p가 늘어난 것인데, 국내 건축 부문 중심으로 시멘트 등 원자재가가 상승한 데다 일회성 비용이 발생하면서 매출원가율 상승을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매출원가율이란 기업이 제품·서비스를 판매하기 위해 들인 직접적인 비용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뜻한다. 쉽게말해 매출원가율이 높을수록 제품 생산에 많은 비용이 들었다는 것이며, 이는 기업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게 된다.

급증한 미청구공사액도 영업이익 감소 원인으로 꼽혔다. 별도기준 2020년 당시 1조7000억원 수준에 머무르던 미청구공사액은 작년 말 3조7000억원으로 급증했고, 이후 6개월 뒤인 올 상반기에는 4175억원(11.46%) 더 오른 4조922억원까지 확대된 상태다.

상황은 타 건설사들도 비슷했다. 시평 3위 대우건설의 올 3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동기(1902억원)보다 36.90% 감소한 1200억원으로 전망됐다. 매출액도 13.96%(2조9901억원→2조5725억원)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대우건설 실적 전망과 관련해 김선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기대보다 규모는 축소됐지만, 주력 지역·공종 중심의 해외수주 증가 기대감은 유효하다"며 "2025년 상반기까지 다소 더딘 실적 흐름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시평 5위 DL이앤씨도 영업이익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올 3분기 예상 영업이익은 757억원으로 지난해(803억원)보다 5.72%가 하락할 것으로 비춰진다.

반면 시평 6위 GS건설은 영업이익이 크게 반등할 것으로 예상됐다. 인천 검단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사고로 지난해 3분기부터 국내 사업장 품질·안전 강화비용를 선제적으로 반영한 데 따른 기저효과로 풀이된다. GS건설의 올 3분기 예상 영업이익은 866억원으로, 지난해 (601억원)보다 44.09%가 급증할 전망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전문가들은 건설경기 침체가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짐작했다. 한 건설업 관계자는 "침체가 계속될 경우,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침체 기간을 단축하고 폭을 낮출 적극적인 재정 정책과 함께 적정 공사비를 반영한 공공공사 투입 확대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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