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공=영풍]](https://cdn.ebn.co.kr/news/photo/202410/1640856_651718_4750.jpeg)
영풍이 장씨 일가는 고려아연을 경영한 적 없다는 고려아연 주장에 대해 회사의 역사를 스스로 부정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영풍은 22일 "MBK와 영풍, 그리고 장형진 고문 측은 고려아연을 경영한 적이 전혀 없다는 고려아연의 주장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며 "이는 고려아연 스스로가 회사의 역사와 정체성을 부정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영풍과 고려아연 두 회사의 역사는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듬해인 194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황해도 출신인 故(고) 장병희, 최기호 창업주가 동업하여 1949년 11월 25일 서울 종로구에서 '영풍기업사'를 설립 한 것이 지금 영풍의 모태이다.
영풍은 1960년대 광산업에 진출한데 이어 1970년 경북 봉화군 석포면에 우리나라 최초의 현대식 아연 제련소인 영풍상사(당시 사명) 석포제련소를 100% 자기자본으로 설립하며 본격적으로 비철금속 제련업에 뛰어들었다.
이어 영풍은 1974년 정부의 울산 온산비철금속단지 조성 당시 아연 제련 사업자로 선정돼 제련사업을 확장하는 차원에서 계열사 영풍광업과 공동 출자하여 고려아연(주)을 설립하고, 1978년 고려아연 온산제련소를 설립한다.
특히 영풍 설립 당시 최기호 창업주가 초대 회장을 맡았고, 2대 회장을 장병희 창업주가 맡는 등 양 가문은 공동으로 두 회사를 경영해왔다. 또 장병희 창업주가 고려아연의 사장을 맡기도 하는 등 창업 초기 장 씨 가문도 고려아연을 경영한 바 있다.
다만 세월이 흐르면서 두 회사가 크게 성장함에 따라 경영의 효율성을 위해 영풍과 전자계열사는 장씨 가문 측이, 고려아연은 최씨 가문 측이 각각 나눠 맡으며 자율 경영을 이어 온 것이다.
이처럼 장씨 가문과 최씨 가문이 동업해 설립한 회사가 영풍이고, 고려아연은 기업집단 영풍에 속해 있는 계열회사다. 이는 고려아연 사업보고서에도 명시되어 있는 사실이다.
결국 최근 영풍과 손잡은 MBK파트너스를 제외하고 "영풍, 그리고 장형진 고문 측은 고려아연을 경영한 적이 전혀 없다"는 박기덕 사장의 기자회견 발언은 전혀 사실이 아닌 것이다.
정작 두 가문과 두 회사가 70여년의 세월동안 아름답게 이어온 '동업'의 정신을 한 순간에 깨트리고 건실한 회사를 망가트리는 것은 최기호 창업주의 3세 최윤범 회장이다.
최윤범 회장은 2019년 고려아연 대표이사 취임 이후 전체 주주의 이익보다 고려아연을 사유화하여 자신의 이익을 도모하기에 급급한 모습을 보여 왔다.
대표이사 취임 후 2022년, 2023년 두 해 동안 한화 등 국내외 기업에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또는 자사주 맞교환 등으로 무려 16%의 지분 가치를 희석시켜 기존 주주들의 비례적 이익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있다.
영풍이 올해 고려아연 주주총회에서 사실상 무제한적인 제3자 배정 유상증자가 가능하도록 하는 정관 개정안에 반대하자 최윤범 회장은 수십 년간 양사가 이어온 공동 영업과 원료 구매 등 공동 비즈니스를 칼로 무 자르듯 끊어버렸다.
뿐만 아니라 중학교 동창 친구가 운영하는 사모펀드운용사인 원아시아파트너스에 이사회 결의도 없이 무려 5600억 원을 투자했다가 확정된 손실만 1300억 원대에 달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대부분 고려아연의 투자금으로 운용되는 원아시아파트너스는 지난해 SM엔터테인먼트 주가조작 사건에 연루돼 고려아연도 함께 구설수에 오르는 등 곤욕을 치루고 있다.
그동안 고려아연은 "원아시아파트너스는 블라인드 펀드로 세부 투자 내용을 모른다"며 관여 의혹을 부인해 왔지만, 원아시아파트너스가 고려아연에 SM엔터 주식 투자 관련 내용을 이메일로 보고했다는 사실이 재판을 방청한 언론 보도로 드러난 바 있다.
이와 함께 고려아연은 본인들이 직접 공시한 자료에도 완전자본잠식 상태로 확인되는 미국의 전자폐기물 재활용업체 이그니오 홀딩스를 무려 5800억 원에 인수해 비정상적인 투자라는 의혹을 받고 있다.
최근 최윤범 회장이 기자회견에서 10여분 가량 이그니오 투자에 대해 해명을 했지만, '불투명한 고가 인수 의혹' 등 여전히 이그니오를 둘러싼 의문은 풀리지 않고 있다.
최 회장과 고려아연은 이그니오의 인수가 떳떳하다면 지금이라도 실사보고서 및 투자심의보고서 등 관련 자료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해명해야할 것이다.
최 회장이 고려아연을 사유화하려는 탐욕은 이번 '자기주식 공개매수'를 통해 절정에 달한다. 고작 1.84%의 지분을 보유한 경영대리인인 최윤범 회장의 경영권 방어를 위해 최대 3조 6천억 원의 회삿돈으로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하기로 한 것이다.
더군다나 자사주 매입 금액 3조 6천억 원 가운데 2조 6500억 원은 외부에서 빌려온 차입금이다. 소수주주의 경영권 방어를 위해 2조원 넘은 빚을 포함해 무려 3조원이 넘는 회삿돈을 허공에 불태우는 격이다.
이에 영풍은 고려아연의 최대주주로서 우리나라 토종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와 손잡고 고려아연의 훼손된 거버넌스를 바로잡고 경영을 정상화하기 위해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에 나선 것이다.
영풍은 "고려아연의 최대주주로서 수 조원의 회삿돈을 쌈짓돈처럼 펑펑 쓰는 현 경영진의 행태를 더는 묵과할 수 없다"며 "일각에서 주장하는 '적대적 M&A'가 아닌 최대주주의 지배권 강화를 위한 경영 정상화 차원임을 분명히 밝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