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공=현대트랜시스
제공=현대트랜시스

급한 불을 껐다. 하지만 산넘어 산이다. 파업 리스크를 해소한 현대트랜시스가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했다. 전 임원이 급여의 20%를 반납하고, 2024년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을 마무리하기 위한 집중 교섭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11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트랜시스는 사내 게시판을 통해 비상경영체제 성명서를 발표했다. 성명서에 따르면 대표이사를 포함한 전 임원은 급여의 20%를 반납한다. 또한, 집중 교섭을 통해 2024년 임단협을 최대한 빠르게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현대트랜시스 노사는 지난 6월부터 총 15차례에 걸쳐 교섭을 진행했다. 노사는 성과급 규모를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핵심 계열사 현대차·기아가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달성하자 노조는 현대차 수준의 기본급(15만9800원) 인상 및 매출액의 2%(2300억원)를 성과급으로 요구했다.

사측은 영업이익을 뛰어 넘는 성과급을 지급할 수는 없다는 입장. 대안으로 영업이익의 92%(1076억원)을 성과급으로 제안했다. 결국, 입장차를 좁히는 데 실패하며 노조는 지난달 초 파업에 돌입했다.

현대트랜시스 최대 사업장인 충남 서산 지곡공장에서 시작된 부분파업은 곧바로 총파업으로 확대됐다. 결국, 공장이 한 달간 멈춰 서며 현대차·기아의 생산 일정도 일정 부분 차질을 빚었다. 가장 큰 피해를 본 협력사들은 11월 초부터 파업 중단을 호소했다.  

노조는 파업 장기화로 피해가 확산하자 파업을 일시적으로 철회했다. 단체교섭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사측도 노조의 파업 철회 지지를 환영하며 대응하는 모양새다. 

여수동 현대트랜시스 사장은  “지난 한 달 동안의 공장 가동 중단으로 고객사와 협력사, 임직원과 회사 모두가 큰 피해를 입었다”며 ”가장 중요한 성장동력인 고객의 신뢰에 심각한 타격을 받았다. 지금은 창사 이래 최대의 위기 상황”이라며 경영 위기의 심각성을 밝혔다.

이어 “조금 더 노력하는 정도로는 이 위기를 절대로 극복할 수 없기에, 오늘부로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다”며 “저를 포함한 경영진은 이 엄중한 상황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임원 연봉의 20%를 자진 반납하기로 뜻을 모았다”라고 비상경영체제 돌입 이유를 설명했다.

현재 노조가 파업은 끝냈지만, 특근 및 잔업은 거부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노사는 올해 임단협을 조속히 마무리하기 위해 집중교섭을 진행한다. 

여수동 사장은 “뼈를 깎는 노력으로 고객의 신뢰를 회복하고, 우리의 미래를 지켜나가겠다”며 “우리 모두가 한 마음으로 함께 한다면 이 위기를 반드시 넘어설 수 있다고 확신한다”며 빠른 정상화 의지를 다졌다.

현대트랜시스 관계자는 “금주부터 집중교섭을 통해 ‘24년 임단협을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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