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EBN]](https://cdn.ebn.co.kr/news/photo/202411/1643012_654320_2640.jpg)
“CJ대한통운이 주7일 배송 시행을 앞두고 계약상 약자인 택배기사들의 의견을 듣지 않은 채, 실현 불가능한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남희정 택배노동조합 CJ대한통운본부장은 13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CJ대한통운 사측이 일방적인 주7일 배송 시행안을 강요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어 남 본부장은 “사측이 오는 19일 차기 교섭에서도 노사 합의 없이 일방통행을 일관한다면 오는 24일 남대문에서 CJ대한통운 본사까지 행진 등 택배노동자들과의 투쟁할 것”이라고 결연한 태도를 보였다.
CJ대한통운은 내년 주7일 배송, 주5일 근무제를 골자로한 ‘매일 오네’ 시행을 앞두고 있다. 사측과 노조는 지난 9월 말부터 4차례 교섭을 진행했지만, 합의점에 이르지 못했다.
노조의 가장 우선적인 요구조건은 택배 노동자의 ‘불이익 금지’다. 매일 오네 도입으로 주5일 근무와 주7일 배송을 거부하거나, 당일배송 지연으로 인한 불이익이 택배 기사에게 주어져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남 본부장은 “생활물류 서비스법이 만들어지기 이전까지 ‘내일부터 나오지 마’ 이렇게 그만두는게 업계의 관행이었다”며, “계약서에는 배정된 구역에 대해서 당일배송을 의무로 한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는데 의무를 지키지 않으면 계약 해지 통보가 올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예상했다.
이날 노조는 모 CJ대한통운 대리점 소장이 택배기사들에 보낸 메시지를 공개했다. ‘주7일 배송을 안하는 기사는 나가던가’라는 내용이다. 주7일 배송에 불만을 표현하는 기사에 대해 계약 해지가 진행될 것이라는 노조 주장의 뒷받침이다. 이미 CJ대한통운이 대리점을 압박하고 대리점은 택배기사에 압박하고 있다는 게 노조의 설명이다.
이어 사측이 제시한 4인 1조 격주 5일제 운영 방안은 실현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택배기사 4명이 한 개조로 일~월 순환근무를 실시하고 격주 5일제를 시행하자는 안이다.
남 본부장은 “4명의 배송구역을 휴일이 아닌 한 명이 배송해야 하는 방안으로 이 안을 강행할 경우 높은 강도의 노동을 감당할 수밖에 없다”며 “추가인력 투입계획을 질의해도 사측은 답변을 회피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노조는 주 7일 배송 시행에 따라 택배 노동자가 겪게 되는 노동강도 강화, 노동시간 증가, 불이익을 방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노사 양측이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차기 교섭도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노조는 대리점연합회를 통해 차기 교섭에도 CJ대한통운의 새로운 방안은 없을 것이라는 내용을 접했다고 설명했다.
노조 관계자는 “대리점 연합회와 형식으로 교섭을 하고 있지만, 실제 교섭의 주체는 원청인 CJ대한통운이다”며 “택배 사업은 결국 사람이 하는 것인데 CJ대한통운이 사람의 이야기를 배제하고 강제적으로 추진하는 것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