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형 임대주택, 동탄행복마을푸르지오 [사진=대우건설]
기업형 임대주택, 동탄행복마을푸르지오 [사진=대우건설]

대우건설이 기업형 임대주택, 이른바 '뉴스테이' 사업 지분 일부를 매각했다. 동탄행복마을푸르지오를 운영하기 위해 만든 시행사 지분을 10년 만에 매각한 것.

불과 2년 뒤 준공이지만, 8년 간 임대주택으로 활용해야 해 당장 분양 수익을 건질수 없는 데다 계속해서 순손실이 쌓이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대우건설은 이번 매각으로 대략 1800억원을 손에 쥐게 됐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지난 11일 이사회를 통해 '동탄2대우코크렙뉴스테이기업형임대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이하 동탄2 대우 뉴스테이)에 대한 보유 주식 225만주 중 180만주를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매각일은 오는 22일로, 처분금액은 1800억원 수준이다. 매각 이후 해당 회사에 대한 대우건설 주식수는 45만주로 줄고, 지분율도 6%로 낮아지게 된다. 

동탄2 대우 뉴스테이는 대우건설이 단지를 만들기 위해 2015년 설립한 시행사다. 동탄행복마을푸르지오 단지는 기업형 임대주택, 즉 뉴스테이 정책의 일환으로 지어졌다. 뉴스테이는 박근혜 정부가 들인 임대 정책으로, 민간 건설사가 공공택지를 분양받아 임대주택을 짓고, 8년 간의 임대 의무기간이 지나면 분양이 가능한 구조다. 

하지만 임대 후 분양 단계에서 자칫 민간 기업에 과도한 개발 이익을 줄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문재인 정부 당시 위축됐다. 그러다 현 정부 들어와 매매와 임대 시장을 동시에 활성화 시킬 수 있는 도구로 부각되면서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2018년 임대 의무기간에 돌입한 동탄행복마을푸르지오는 2026년 2월로 분양 전환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대우건설이 갑작스레 동탄2 대우 뉴스테이 사업 지분 처분을 결정하자 업계는 의외라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분양 전환이 이뤄질 경우 시행사는 물론 대우건설 역시 수천억원의 분양 이익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지난 2021년 김교흥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당시 "뉴스테이 사업을 통해 민간에게 돌아간 추정이익이 4조8000억원에 이를 것"이라며 "이 중 동탄행복마을푸르지오는 분양 전환으로 4817억원(21배)의 추정 이익을 얻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2021년 기준으로 지난 3년과 향후 2년 간의 분양가 상승세를 고려하면 대우건설과 시행사가 받을 민간 이익은 4817억원보다 더 많을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불과 2년 후면 큰 분양 이익이 예상됨에도 불구, 대우건설이 이를 매각하기로 결정한 데는 당장 손에 쥘 수 있는 이익이 많지 않아서다. 뉴스테이의 임대 상승률은 연 5% 이내로 법적으로 한정돼 있다. 반면 향후 분양을 고려, 건물 노후화를 최대한 막는데 필요한 유지 보수 비용 등은 만만치가 않다. 이러다 보니 동탄행복마을푸르지오 시행사 동탄2 대우 뉴스테이만해도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올해 1분기 순손실 규모는 57억원으로, 분기 적자 기조가 수년째 이어지고 있다. 

[참고=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참고=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업계 관계자는 "뉴스테이가 막연히 막대한 미래 분양 이익을 줄 거라는 것은 오산"이라며 "'얼죽신'이라는 단어가 나오는 추세에 8년이나 지난 노후화 아파트에 높은 분양가를 기대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아직 뉴스테이 분양전환 시 분양가를 어떻게 산정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점이 없어 만약 집값 하락 기조라면 막대한 이익은커녕, 손해를 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대우건설은 최근 수익이 낮은 사업장을 정리하고, 비용 축소에 기반한 정기 인사를 단행하는 등 유동성 확보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금리와 공사비 상승 등으로 인한 건설설업 침체 장기화 국면을 '유동성'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다. 

이번 뉴스테이 사업 지분 매각도 '유동성 확보 차원'으로 해석된다. 대우건설은 이번 지분 일부 매각으로 1800억원을 확보하게 됐다. 상반기 기준 대우건설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9490억원임을 감안할 때 이번 매각으로 현금 곳간은 1조원을 넘어서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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