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전국 아파트 입주 물량이 10년만에 30만 가구 아래로 떨어질 전망이다. 서울은 재건축 ·재개발 영향으로 올해보다 물량이 늘어나지만, 세종·대구 등 지방 물량은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분양 적체로 침체가 큰 지방에 전환점이 생길지 주목된다.
18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2023년 30만 8299가구, 올해 32만5367가구 등 2년 연속 30만가구를 넘겼던 입주물량은 2025년 새해엔 26만4000여가구 수준으로 급격히 줄어든다. 전국 입주물량이 30만가구를 밑돈 건 2015년 이후 10년 만이다.
광역시·도 중 가장 감소폭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세종시다. 올해 3616가구였던 입주물량이 내년에는 876가구로 75.8% 줄어들 전망이다. 다음은 대구광역시로 내년 예정된 입주물량은 1만 1334가구로 올해 대비 53.4% 감소한 수준이다.
충청남도와 경상북도도 올해 보다 절반 가까이 입주 물량이 줄어들 전망이다. 특히 충남 천안은 올해 4875가구가 입주했지만 내년에는 1000가구 밑으로 떨어지며 올해보다 50.2%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분양 물량이 줄어들면 기대할 수 있는 건 바로 미분양 해소다. 특히 지방에도 불고 있는 얼죽신(얼어죽어도신축) 효과에 신축 위주로 수요가 몰리면 미분양 해소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미분양의 무덤이라 불리는 경북과 충남, 대구 지역 미분양이 크게 줄었는데 그 원인으로 얼죽신 효과가 지목되고 있다. 올해 1월 충남 아산에서 분양했던 ‘더샵탕정인피니티시티’는 1순위 청약에 3만3969명이 몰리며 평균 52.58대 1 경쟁률을 기록했고, 최근에는 천안 성성동에서 분양한 천안아이파크시티가 1순위 청약 평균 경쟁률 12.09대 1을 보이기도 했다.
특히 천안은 미분양 물량이 올해 1월, 1277가구에서 4월 최고 2119가구를 기록하며 대폭 늘어나기도 했으나 이후 점차 줄어 올해 10월 기준 1134가구를 기록하며 충남 내에서도 감소세가 두드러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10월 미분양 가구 감소지역에 신규 분양이 없었던 게 아닌데도 미분양 가구가 줄었다는 것은 그만큼 신축 아파트를 찾는 수요가 안정적으로 뒷받침 됐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입주 물량은 줄어드는 가운데 신축에 대한 희소성이 커지면서 가격대 역시 신축 위주로 높아지는 추세다.
직방에 따르면 서울은 준공 5년 이내 아파트의 3.3㎡당 매매가격이 준공 5년 초과 아파트 보다 1.4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와 인천 등도 각각 1.29배, 1.42배 가량 차이를 보였다. 그럼에도 수요가 몰리는 건 매매가 인상 기조에선 투자 가치가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 같은 현상은 내년 입주 물량이 줄어드는 광역시나 지방 중심으로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업계 관계자는 “입주물량이 줄면 신축으로 갈아타려는 수요로 인해 신축 아파트 가격이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 결국 분양시장도 좋은 입지의 단지를 선점하려는 이들로 경쟁이 더 치열해 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