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침대업계가 ‘세컨 브랜드’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제공=픽사베이]
가구·침대업계가 ‘세컨 브랜드’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제공=픽사베이]

가구·침대업계가 ‘세컨 브랜드’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 부동산 경기 침체, 고물가 장기화로 내수 부진이 이어진 탓에 단순히 기존 브랜드 라인업을 확장하는 대신 신규 시장을 개척해 성장 둔화를 극복하기로 방향타를 조정한 모습이다.

1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주요 가구·침대업체 대부분 기존 주력 브랜드 외 세컨 브랜드를 보유한 상태로 확인됐다. 세컨 브랜드는 기존 브랜드와 고객 타깃층을 다르게 잡거나 마케팅 콘셉트를 차별화하는 방식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한 전략이다.

최근 가구·침대업체들은 성장 둔화 속 세컨 브랜드를 제대로 키워내기 위해 아예 기업명을 떼고 브랜드명만 강조하는 시도도 하고 있으며, 세컨 브랜드 전용 매장까지 별도로 내며 투자를 늘려나가고 있다.

시몬스의 세컨 브랜드 ‘N32’는 국내 침대업계 최초로 전 제품에 동물성 소재를 사용하지 않고 비건 인증을 획득한 매트리스 컬렉션이다. 비건 매트리스를 주력 상품으로 내세운 만큼 가치 소비를 추구하는 젊은 소비자들을 주요 타깃층으로 삼고 있다.

브랜드 자체는 지난 2022년 처음 선보였지만 오프라인 접점 확대를 위한 노력은 최근 들어서 본격화하고 있다. 현재 전국에 19개 매장을 운영 중이며, 지난 9월에는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플래그십 스토어 ‘N32 스튜디오 논현점’을 열며 백화점·쇼핑몰 외 로드숍으로 영역을 넓혔다.

신세계까사도 세컨 브랜드 ‘마테라소’의 유통망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마테라소는 신세계까사가 지난 2021년 매트리스 품목을 전면 재정비하는 과정에서 탄생했지만, 이후 사업 영역을 매트리스에서 침대, 침구 등 수면사업 전반으로 확장했다.

신세계까사 측은 향후 마테라소가 대표 브랜드 ‘까사미아’의 뒤를 잇도록 주력 브랜드로 키운다는 방침이다. 신세계백화점 경기점의 독립 매장 1호점을 시작으로 현재 신세계 본점, 강남점, 부산센텀, 대전 등 총 5곳에서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 중이며 수면 브랜드 전문성을 더 알리기 위해 내년까지 최소 5곳을 추가로 개점할 계획이다.

대명소노시즌은 올해 7월 온라인 전용 감성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슬립오버’를 론칭했다. 기존 브랜드 ‘소노시즌’의 경우 독일산 고품질 메모리폼 매트리스와 프레임, 침구 등 중고가 제품을 주로 선보였지만, 세컨 브랜드는 1인 가구 및 학생 등 신규 고객층 공략에 주안점을 뒀다. 주요 타깃층의 소비패턴에 맞춰 판매 채널도 소노시즌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등 온라인 채널로만 한정해 운영한다.

가구·인테리어 플랫폼 오늘의집은 가구 브랜드 ‘레이어’ 론칭하며 직접 가구 제작에 뛰어들었다. 오늘의집이 자체 기획부터 디자인, 제작까지 맡은 첫 가구 브랜드로 약 1년 반의 준비를 거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첫선을 보인 컬렉션은 침실과 거실, 주방 공간을 채우는 침대, 매트리스, 소파, 식탁, 수납장 등 총 10종의 필수 가구 제품으로 구성됐다.

이처럼 주요 가구·침대업체들이 잇달아 세컨 브랜드를 선보이는 배경에는 내수 경기 침체 이면에 자리한 수면시장의 성장성도 큰 몫을 하고 있다.

한국수면산업협회에 따르면 최근 ‘잘 자는 것’의 중요성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관련 제품에 지갑을 여는 소비자들이 늘었고 국내 ‘슬리포노믹스(Sleep+Economics)’ 시장 규모는 연간 약 3조원까지 커진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수면 시장의 급성장으로 가구·침대업체들이 묵혀뒀던 세컨 브랜드에 대한 투자를 본격 늘리거나 신규 브랜드를 론칭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세컨 브랜드는 기존 주력 브랜드의 성공을 발판으로 삼아 탄생한 브랜드이긴 하지만 브랜드 문화, 비주얼, 컨셉, 타깃층 등 전반적인 사업 전개 방식이 이전과 완전히 다르다는 점이 특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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