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연합]](https://cdn.ebn.co.kr/news/photo/202411/1644211_655781_1740.jpeg)
삼성전자가 사장단 인사를 통해 위기설의 진원지인 반도체 사업을 중심으로 과감한 변화를 줬다. 메모리사업부를 대표이사 직할 체제로 강화하고 파운드리사업부장을 전격 교체하는 강수를 뒀다.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삼성전자를 둘러싼 녹록지 않은 현실에 대해 "반드시 극복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가운데 대대적인 쇄신 인사로 위기 극복에 나선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27일 이사회 승인을 거쳐 승진 2명, 위촉업무 변경 7명 등 총 9명 규모의 2025년 정기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 초점은 핵심 사업인 '반도체'에 맞춰졌다. 기존 전영현 DS(디바이스소루션) 부문장(부회장)과 한종희 DX(디바이스경험) 부문장(부회장)의 '투톱' 체제를 유지한 가운데 반도체 부문을 중심으로 큰 폭의 변화를 가져갔다.
우선 지난 5월 삼성전자 반도체의 구원투수로 등판한 전 부회장을 대표이사로 내정, 2인 대표이사 체제를 복원했다. 전 부회장에게 메모리사업부장과 SAIT(옛 삼성종합기술원) 원장직을 겸임시키면서 반도체 사업 운영에 관한 권한을 전적으로 부여했다.
한진만 DS부문 미주총괄 부사장이 파운드리사업부장(사장)으로 승진한 점도 눈여겨 볼 요소다. 한 사장은 디램/플래시 설계팀을 거쳐 SSD개발팀장, 전략마케팅실장 등을 역임했다. 2022년 말 DSA 총괄로 부임해 현재까지 미국 최전선에서 반도체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수조원의 적자를 내며 반도체 실적에 부담을 가중시키는 파운드리 사업부의 체질을 개선해야 하는 임무를 맡게 됐다. 또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으로 반도체 사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이른바 '미국통' 역할도 함께 수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파운드리 사업부에 사장급 최고기술책임자(CTO) 보직을 신설하는 변화도 줬다. 해당 보직에는 남석우 DS부문 글로벌제조&인프라총괄 제조&기술담당 사장을 배치했다.
남 사장은 반도체 공정개발과 제조 전문가로서 반도체연구소에서 메모리 전제품 공정개발을 주도한 인물이다.
메모리&파운드리 제조기술센터장, DS부문 제조&기술담당 등의 역할을 수행하며 선단공정 기술확보와 제조경쟁력 강화에 기여했다.
반도체 공정 전문성과 풍부한 제조경험 등 다년간 축적한 기술리더십을 바탕으로 파운드리 기술력 제고를 이끌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DS부문 직속 사장급 경영전략담당 보직도 신설했다. 김용관 사업지원 태스크포스(TF)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해 반도체 경영전략 담당 업무를 맡게 됐다.
김 사장은 반도체 기획&재무 업무를 거쳐 미래전략실 전략팀과 경영진단팀 등을 경험한 전략기획 전문가다. 2020년 의료기기사업부장에 보임되어 비즈니스를 안정화 궤도에 올린 후 지난해 5월 사업지원 TF로 이동해 반도체 지원담당으로서 기여해 왔다.
반도체 경영전략담당으로 전진배치돼 풍부한 사업운영 경험을 토대로 DS부문의 새로운 도약과 반도체 경쟁력 조기회복에 앞장설 것으로 기대된다.
![(왼쪽부터) 한진만 DS부문 파운드리사업부장, 김용관 DS부문 경영전략담당 [출처=삼성전자]](https://cdn.ebn.co.kr/news/photo/202411/1644211_655782_1923.jpg)
■ 한종희 부회장, 신설 품질혁신위원장 겸임…박학규 사장은 사업지원 TF 담당 이동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은 안정적 기조를 바탕으로 변화를 가져가는 균형 인사를 단행했다.
한종희 부회장은 DX부문장, DA사업부장 겸임에 더해 새로 신설된 품질혁신위원장을 맡게 됐다. 노태문 MX(모바일경험) 사업부장, 김우준 NW(네트워크)사업부장, 용석우 VD(영상디스플레이) 사업부장도 유임하면서 자리를 지키게 됐다.
이재용 회장의 최측근 중 한 명으로 알려진 박학규 DX부문 경영지원실장(사장)은 사업지원 TF 담당 사장으로 이동, 정현호 부회장과 함께 사업지원 TF를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갤럭시를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시킨 데 일조한 이영희 사장 글로벌마케팅실장(사장)은 브랜드전략위원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글로벌마케팅실장에는 2014년 구글에서 영입된 광고·서비스 비즈니스 전문가 이원진 상담역이 선임됐다. 이 사장은 경영일선으로 복귀해 마케팅, 브랜드, 온라인 비즈를 총괄할 예정이다.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은 삼성전자로 이동해 미래사업기획단장을 맡는다. 고 사장은 지난 2008년 삼성그룹 신사업팀과 바이오사업팀에서 현재의 삼성바이오에피스를 만들어낸 창립 멤버로, 13년간 대표이사로 재임하며 사업을 성장시킨 베테랑 경영자다. 그룹 신수종 사업을 일궈낸 경험과 그간 축적된 경영노하우를 바탕으로 미래먹거리 발굴을 주도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인사와 관련해 "경영역량이 입증된 베테랑 사장에게 신사업 발굴 과제를 부여하는 등 쇄신 인사를 단행했다"며 "글로벌 리더십과 우수한 경영역량이 입증된 시니어 사장들에게 브랜드·소비자경험 혁신 등의 도전과제를 부여해 회사의 중장기 가치 제고에 주력하게 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부사장 이하 2025년도 정기 임원인사와 조직개편도 조만간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다음 달 중순에는 글로벌 전략회의를 열고 내년 사업계획을 논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