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드업계에선 여신전문금융사채권 금리가 연내 7%까지도 상승할 수 있다고 바라봤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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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연말 인사가 본격화한 가운데 은행권의 쇄신 인사 바람이 카드업계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삼성카드도 예상을 깬 CEO 인사로 포문을 열었다.

2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올 연말 KB국민카드, 신한카드, 우리카드 하나카드 등 4대 금융지주 계열 카드사 대표이사가 임기가 만료된다. 

KB국민은행은 이환주 KB라이프 대표를 차기 행장으로 내정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주가연계증권(ELS) 배상 위기를 발 빠르게 타개한 이재근 행장이 연임에 성공할 것이란 전망이 짙었지만 KB금융은 이환주 대표를 깜짝 선정했다. 계열사 대표가 행장에 선임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양종희 회장의 2기 체체에서는 그의 색깔이 반영되는 파격 인사가 이어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여겨진다. 

KB라이프도 새 수장을 선임해야 해서 계열사들의 연쇄 이동이 유력한 상황이다. KB국민카드는 카드사 경영 환경이 녹록치 않은 상황에서도 호실적을 내는데 성공했지만 이제는 실적이 연임 여부를 크게 결정지을 요인은 아니라는 평가가 많다. 일단 이창권 KB국민카드 대표은 실적 선방과 디지털 부문에서의 유의미한 성과를 감안하면 재연임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다만 임기 안정기인만큼 금융지주 차원에서 계열사에 변화를 줄 가능성도 적지 않다. 

삼성카드의 경우 관료 출신 대표가 선임됐다. 김이태 삼성카드 대표 내정자는 기획재정부 출신으로 2016년 삼성전자로 입사해 삼성벤처투자 사장을 지냈다. 삼성벤처투자 대표는 보통 3~5년이 임기인데 김 내정자는 1년만에 카드로 이동하는 등 파격 인사가 단행됐다. 원기찬, 김대환 전 대표 등 그동안 삼성카드 대표는 삼성으로 입사해 삼성금융계열사를 거쳐 대표에 올랐다는 점 과도 대조적이다. 

통상 카드사 CEO는 기본 2년 임기가 끝난 뒤 큰 결격 사유가 없는 경우 1년 추가로 연임하는 관행이 이어져왔지만 최근 인사 기조를 감안하면 현 대표들의 연임도 속단할 수 없는 상황이다. 

올해 카드사 대표들은 실적이나 조직 안정화, 기업가치 증대 등 측면에서 대체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문동권 신한카드 사장은 재임기간 동안  '쏠(SOL)트래블' 체크카드를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시켰다. 이호성 하나카드 대표는 여행 특화카드 '트래블로그'가 대대적인 인기를 끌면서 실적 뿐만 아니라 브랜딩에도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트래블로그'가 카드 시장을 주도하면서 지주 계열 카드사 중 하위권 이미지도 탈피했다.

우리카드는 다른 카드사들에 비해 실적이 저조하고 우리금융그룹 차원의 쇄신 인사가 단행될 수 있어서 박완식 대표의 연임은 미지수다.

카드업계가 본업인 신용판매업은 부진했던 점도 대표이사 연임의 변수를 키우는 요인이다. 올 연말에는 3년만에 가맹점 수수료율이 재산정되는 가운데 향후 신용판매업은 더 어려워질 가능성이 크다. 

카드사들 대부분이 3분기 누적 순이익이 전년 대비 증가하는 등 호실적을 기록하긴 했지만 판관비를 줄이거나 카드론 수익에 의존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카드론의 경우 다중채무자를 양산하거나 건전성을 해칠 수 있어서 당국이 점검에 들어간 상황이다. 카드사들의 지금 호실적이 지속가능한 수익 구조가 아니라는 뜻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특히 올해 인사는 금융지주발 변수가 크고 카드업황은 내년에도 좋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더더욱 예상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일각에서 세대 교체 바람이 부는 만큼 전반적인 교체 신호탄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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