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상계엄 선포 이후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 금융 섹터에서 대규모 자금을 회수하고 있다. 이는 정치적 불안정이 금융업에 상대적으로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비상계엄 선포 직후인 4일부터 6일까지 3일간 코스피 시장에서 총 1조86억원을 순매도했다. 특히 금융업종에 대한 매도세가 두드러졌다.
금융업종에 대한 외국인의 순매도 규모는 같은 기간 7096억원에 달했다. 이는 올해 들어 처음으로 금융업종 순매도가 이틀 연속 2000억원을 초과한 사례다.
외국인 투자자 보유 지분율 감소에 따라 4대 금융지주사의 주가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KB금융지주의 외국인 지분율은 3일간 78.14%에서 77.50%에서 감소하면 주가는 15.7% 하락했다. 신한지주도 외국인 지분율이 61.09%에서 60.71%에서 줄면서 주가가 9.0% 내렸다. 하나금융(-7.9%), 우리금융(-5.9%) 역시 외국인 투자자들의 이탈에 주가 내림폭이 컸다.
업계 관계자는 "환율 상승이나 금리 변동에 따른 재무 상황 악화 우려와 함께,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이 정치적 이유로 탄력을 받기 어려울 수 있다는 의구심이 확산되면서 밸류업 테마로 주목을 받았던 금융업종의 약세가 두드러졌다"고 분석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여전히 이러한 매도세가 과도하다고 지적한다. JP모건은 최근 보고서에서 "한국 금융주들의 단기적인 하락을 재진입 시점으로 판단한다"며 현 상황을 저가 매수 기회로 분석했다.
이번 사태는 한국 금융 시장의 변동성과 외국인 투자자들의 민감한 반응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향후 정치적 안정과 경제 정책의 일관성이 시장 신뢰 회복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