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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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동성이 심한 한국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으로 인한 정치적 불확실성 속에서도 외국인들의 투자는 예상보다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4일부터 5거래일 동안 외국인 투자자들은 코스피 시장에서 1.1조원 규모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반면 같은 기간 선물시장에서는 0.8조원(1만713계약) 규모의 순매수를 보였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 시장에 대해 여전히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하는 부분이다.

외국인 투자에 영향을 미친 주요 요인으로는 경기 개선 조짐, 중국의 경제 부양책 기대감,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른 수출기업의 이익 개선 전망 등을 들 수 있다. 

특히 미국의 경제지표 개선과 중국의 적극적인 재정정책 및 완화적 통화정책 방침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신뢰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증권가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선별적인 종목 선택에 주목한다. 

최근 5거래일 동안 외국인들이 순매수한 상위 종목으로는 NAVER, SK하이닉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로템, POSCO홀딩스 등이다. 

소프트웨어, 반도체, 방산, 2차전지 관련 업종에 대한 선호도를 보여준다.

반면, 삼성전자, KB금융,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현대차, 기아, 고려아연 등은 주요 순매도 대상이었다. 정책 변화에 민감할 수 있는 종목들에 대한 비중을 줄이는 경향을 보여준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외국인들은 엔터테인먼트, 헬스케어, 2차전지 관련 종목을 주로 순매수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한국 주식시장의 밸류에이션이 역사적 저점 수준에 근접했다는 점도 외국인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며 "코스피의 12개월 후행 PBR(주가순자산비율)이 0.8배 수준까지 하락한 것은 저가 매수 기회로 인식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12월 12일 선물옵션 동시만기일을 앞두고 있어 단기적으로는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은 남아있다. 

외국인들의 선물 롤오버(만기 연장) 규모가 상당한 만큼, 시장 움직임을 주의 깊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외국인 투자 패턴이 중장기적 성격을 띨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한다. 

지수 변동성을 활용한 대규모 순환매 전략이 관찰되고 있어, 외국인들이 선호하는 업종과 종목에 대한 관심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노 연구원은 "정치적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투자자들의 한국 시장에 대한 신뢰는 여전히 견고해 보인다"면서도 "정책 동력 약화에 따른 일부 대형주와 금융주에 대한 매도 압력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어, 시장 참여자들의 주의 깊은 관찰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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