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에서 소비자가 주류 판매대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대형마트에서 소비자가 주류 판매대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와인)수입량은 아직까지 큰 변동은 없지만 갈수록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때 수입량 감소에 따라 매출도 점차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는데 이번에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참여가 많아지면서 더 큰 폭의 감소가 예상되고 있습니다." (와인 수입사 관계자)

'12·3 비상계엄' 사태에 따른 대통령 탄핵 정국이 수입주류 업계에도 타격을 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수입 주류 수요 감소세가 뚜렷한 상황에 정국 불안이 소비력을 더 쪼그라트리면서 수입량은 물론 매출까지 줄어들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오면서다. 

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수입주류 업계는 현재 대통령 탄핵 시위에 MZ세대 참여율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수입주류의 큰 소비층인 MZ세대들이 주말마다 시위에 참여하면서 연말 모임도 급격히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최근 윤석열 대통령 퇴진 집회는 MZ세대가 높은 참여율을 보이면서 새로운 집회 문화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따르고 있다. 

이런 상황에 이미 주류 수입량은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1~10월 누적 와인 수입량은 3만3177톤으로, 지난해(3만5598톤) 대비 약 7% 감소했다. 와인 수입금액 기준으로는 3억2490만달러에서 2억9663만달러로 약 9% 떨어졌다. 

같은 기간 위스키 수입량은 올해 2만2236톤으로 전년 대비 약 17% 쪼그라들었다. 수입금액 또한 2억188만달러로 지난해 대비 약 9% 줄었다. 

연말 모임 수요가 국회앞 집회장소로 몰리면서 수입 주류 수입량과 매출은 추가 하락이 예상되고 있다. 

한 주류 수입사 관계자는 "벌써부터 연말 모임이 취소되고 있다"라며 "소비는 물론 업체 입장에서도 연말 마케팅과 프로모션을 최소화하고 있다"고 업계 분위기를 전했다.

수입주류 업계가 매출 감소를 예상하는 것은 탄핵 정국의 경험치 때문이다. 실제 한국주류수입협회 집계 자료에 따르면 박근혜 탄핵 당시인 지난 2016년 와인 수입 금액은 0.9%에 그쳤다.

통상 6~9% 상승률을 보이는 것을 감안하면 큰 폭의 감소라는 설명이다. 수입 중량도 1.5%로 직전해인 2015년 11.3% 성장 대비 크게 줄었다. 

같은 기간 위스키 수입량은 -11.7% 감소를 보였다. 직전해도 -5.1% 감소였지만 감소율이 두배로 커진 셈이다. 수입 중량은 2.4% 증가로 직전년(7.9%) 대비 절반도 늘어나지 않았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단기적인 소비 감소보다 우려되는 것은 장기적인 매출을 담당하는 마케팅 전략을 세우기 어려워졌다는 점"이라며 "연말연초 소비자들의 구매·소비 트렌드로 한 해 판매 전략을 세우는데 현재는 그게 불투명해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이비엔(EBN)뉴스센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