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수입 맥주시장에서 일본과 중국 맥주의 희비가 크게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제공=픽사베이]
한국 수입 맥주시장에서 일본과 중국 맥주의 희비가 크게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제공=픽사베이]

한국 수입 맥주시장에서 일본과 중국 맥주의 희비가 크게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에서 칭따오 ‘소변 맥주’ 논란이 발생한지 1년이 지난 가운데 식품 품질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중국산 맥주는 수입 관련 지표 전반이 내려앉았다.

반면 지난 2019년 ‘일본 불매운동’ 이후 부진을 면치 못했던 일본산 맥주는 중국산 맥주가 내어준 빈자리를 차지하는 데 성공했고, 지난해를 기점으로 완벽히 부활한 뒤 여전히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관세청 수출입통계에 따르면 작년 11월부터 올해 10월까지 최근 1년간 중국산 맥주 수입량(2만667톤)과 수입액(1676만달러)은 모두 전년 동기 대비 50%가량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앞서 중국 맥주 브랜드 ‘칭따오’의 현지 생산 공장에서 발생했던 소변 논란 여파로 중국 맥주 전반에 대한 시장 영향력이 약해진 결과였다.

지난해 10월 중순경 중국 SNS 웨이보에는 산둥성 핑두시 소재의 칭따오 맥주 제3공장에서 헬멧과 작업복을 입은 한 남성이 맥주 원료인 맥아 보관소에 들어가 소변을 보는 듯한 모습이 담긴 영상이 올라왔고 큰 파장을 일으켰다.

본래 핑두 제3공장은 칭따오 맥주가 중국 내 수요를 넓히기 위해 건설했기 때문에 사실상 수출용 맥주를 제조하는 칭따오 제1공장과는 무관했다. 하지만 중국산 맥주 자체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이 커지면서 수출시장 타격이 불가피했다.

특히 국내에서는 마라탕, 양꼬치 등 음식이 인기몰이를 하면서 중국산 맥주도 함께 부흥하고 있던 터라 칭따오 맥주가 감당해야할 피해 규모도 한국시장이 가장 컸다.

단순 수입량, 수입액 감소뿐만 아니라 주가는 곤두박질쳤고 칭따오의 국내 수입사인 비어케이의 경우 희망퇴직을 실시해야 했다.

코로나19 사태 내내 한국의 수입 맥주시장에서 1위 자리를 지켰던 중국산 맥주는 해당 사건 이후 한 번도 선두를 탈환하지 못했다. 당장 2023년 1위 자리를 일본에 내어준 데다, 올해 상반기에는 4위로 순위가 더 내려갔던 것으로 확인됐다.

반사이익은 일본산 맥주가 거뒀다. 작년 11월부터 올해 10월까지 일본맥주 수입량(5만4441톤)과 수입액(8만6132톤)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8%, 52% 늘어 중국산 맥주와 정반대 양상을 보였다.

실제로 과거 불매운동의 여파로 각종 유통채널 매대에서 자취를 감췄던 아사히, 삿포로 등 일본 맥주 브랜드의 경우 편의점, 대형마트에서 다시 매출 효자 상품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일본산 맥주는 품질에 대한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펼치며 판매 상승세를 이어나가기 위해 힘쓰고 있다. 일본산 맥주는 현지 제조 이후 국내 유통까지의 과정과 소요 시간이 상대적으로 짧아, 1년 이내로 권고되는 맥주 품질유지기한도 준수하기 쉽다는 인식이 자리 잡혀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서 중국산 대신 일본산 맥주에 대한 수요가 계속해서 늘어난 덕에 일본 맥주 업체들도 한국시장 공략에 이전보다 적극 나서고 소비자 접점을 늘리기 위해 애쓰는 분위기”라며 “내년 상반기에는 주류 수입유통사를 통해 삿포로가 국내에 첫 생맥주 펍 매장 오픈을 계획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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