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수제맥주 1호 상장사인 제주맥주가 잦은 ‘손바뀜’ 이슈로 경영 정상화에 대한 우려의 시선 사고 있다. [제공=제주맥주]
국내 수제맥주 1호 상장사인 제주맥주가 잦은 ‘손바뀜’ 이슈로 경영 정상화에 대한 우려의 시선 사고 있다. [제공=제주맥주]

국내 수제맥주 1호 상장사인 제주맥주가 잦은 ‘손바뀜’ 이슈로 경영 정상화에 대한 우려의 시선을 사고 있다. 회사 주인이 F&B(식음료) 사업과는 연관성이 없는 기업으로 올해만 두 번째 바뀐 데다, 여전히 자금난 문제도 완벽히 해결되지 못한 상태로 나타났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제주맥주는 회사의 최대주주가 더블에이치엠 외 1인에서 한울반도체로 변경됐다고 지난달 말 공시했다. 반도체 검사장비를 주로 만드는 한울반도체가 제3자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제주맥주 지분 24.2%(379만주)를 약 100억원에 취득하면서 나타난 변화다.

이번 제주맥주의 최대주주 변경은 올해 들어 두 번째다. 지난 5월 당시 최대주주였던 엠비에이치홀딩스와 문혁기 창업주 등이 지분 6.83%를 넘기면서, 자동차 수리 및 부품유통업체 더블에이치엠으로 최대주주가 이미 한차례 바뀌었던 이력이 있다.

제주맥주의 새 주인이 된 한울반도체는 사업 다각화 및 수익 증대가 목표라며 책임경영 약속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제주맥주의 본업과는 연관성이 거의 없는 기업이 회사 주인이 됐다는 점에서 사업 정상화가 요원하다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제주맥주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수제맥주의 유행과 함께 증시에 화려하게 데뷔했지만 줄곧 영업손실 면치 못하고 있는 상태다. 지난 3분기 누계 영업손실이 30억원에 달하며, 같은 기간 누계 매출 역시 165억원에서 145억원으로 줄었다.

단순 실적뿐만 아니라 그간 제주맥주가 밝혀온 자금조달 계획이 계속해서 차질을 빚어왔다는 점도 업계 및 소액주주들을 불안케 하고 있다. 제주맥주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 외에도 CB(전환사채, 200억원), BW(신주인수권부사채, 200억원) 발행 등 400억원의 자금 조달 계획이 있었지만, 이 역시 납입 지연 문제로 수차례 발행 대상이 바뀌는 등 난항을 겪어왔다.

현재 CB 발행 대상은 수옹투자조합→태산투자조합→투에이치엔비투자조합, BW 발행 대상은 일두투자조합→빅브라더스1호조합→엑셀조합1호로 변경된 상태다. 이 과정에서 CB의 경우 조달 규모가 200억원에서 100억원으로 줄었지만 현재도 납입이 완료되지 않았다.

이로 인해 이번 최대주주 변경 과정에서 유입된 자금이 신사업 추진 등 본업 투자가 아닌 타법인 증권 취득 금액으로 새나갈 것이란 점도 문제다.

제주맥주 운영자금 조달을 이유로 추진한 제3자 유상증자에 한울반도체가 참여하면서 자금은 일부 유입됐지만, 해당 금액은 지난 7월 인수한 뒤 수개월간 지연된 냉동김밥 전문기업 에이지에프의 인수대금(40억원)으로도 쓰일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맥주는 해당 인수대금을 지난 7월 입금할 예정이었지만, 자금 부족으로 인해 이를 수차례 연기했다. 만약 오는 16일까지 납부하지 않으면 불성실 공시법인으로 지정될 우려를 안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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